7. 우리가 지녀야 할 하느님의 모습
오늘은 우리가 하느님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분으로 알아들어야 하는가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우리가 지녀야 할 하느님의 모습은 어떤 특정한 세계에 계신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하느님은 고대, 중세에 이해하였던 것처럼 인간이 사는 곳과는 떨어진 어느 곳에 계시면서 인간을 다스리시는 그러한 분이 아니라 언제 어디에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이 계신 곳은 성스러운 곳이고, 인간이 있는 곳은 속된 곳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하느님을 특정한 영역에 가두어 버리는 공간적, 시간적인 구분도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의 모든 것 안에 계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악으로 물들고, 부조리가 생기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 세상에 있는 하느님의 모습을 가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인격적인 분이십니다. 어느 사회이고 지도자가 둘일 때 그 사회는 병들고, 온갖 분열로 가득 차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질서 속에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을 창조하고, 가꾸고, 질서를 잡는 분, 곧 하느님이 한 분이시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이러한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것은 인간적인 구원 방법을 취한 것입니다. 인간이 되셨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속성을 하느님께서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우리가 깊이 만날 수 있고, 친교를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셨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인격적인 하느님이라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하느님은 자애로우신 분이시고, 사랑 자체이신 분입니다. 하느님께서 전지하시고 전능하시고, 영원하시고, 거룩하시다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이시니까 이런 분일 것이다.’라고 우리의 이성으로 추론한 것이지만, 하느님께서 자애로우시고, 사랑 자체이시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이 그러한 분이라는 것을 알려 주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공포나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하느님은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신 분입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 모든 것을 만드신 분이기에 공간을 뛰어 넘으시는 분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하느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우리와 계신 하느님을 우리들은 보지 않고, 만나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하시는 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상대자로 또 협조자로 삼으셨기에 인간을 자유로운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자기의 판단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하셨습니다. 성경에서 우리가 볼 수 있듯이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대로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 나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롭게'라는 말은 제멋대로 하는 방종과는 다른 것이고, 이 자유는 내가 스스로 택한 것이기에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게 됩니다.
정리해 드리면 하느님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우리의 생활과 아무 관련이 없는 그러한 분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그 어디서나 만날 수 있고,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희노애락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자애로운 분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하느님 앞에 우리들은 자유롭게 행동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니며 생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현실 생활 속에서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고, 하느님께 도움을 얻지 못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우리들 개인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야 옳을 것입니다.
끝으로 사막의 발자국에 나오는 글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일생을 마친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지나온 자신의 발자국을 돌아보는 가운데 이상하게도 사막에 두 개의 발자국이 나란히 있다가도 자기가 가장 괴롭고 힘겨웠을 때는 발자국이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느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언제나 제 곁에 계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이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아들아, 네가 고통스러워 할 때 발자국이 하나뿐인 것은 내가 네 곁을 떠난 때문이 아니라 내가 지친 너를 업고서 사막을 걸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