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교회 2 (교회의 사명)
오늘은 교회가 어떠한 사명을 지니며, 어떻게 이 세상에 공헌하는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죄의 권세에서 벗어나게 하고, 하느님과 멀어진 우리의 관계를 이어주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 세상에 참 인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쳐 가장 완전한 십자가의 제사를 봉헌하심으로써 우리를 거룩하게 만드셨는데, 이러한 예수님의 행동을 사제직 수행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들에게 새롭고 영원한 생명을 주는 기쁜 소식, 즉 복음을 선포하셨고, 진리를 증언하셨는데, 이것은 예언직 수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고통 받고, 소외 받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겸손 되이 세속 왕의 모습으로 군림하신 것이 아니라, 봉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 주셨습니다. 이것을 왕직(봉사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을 사제직, 예언직, 왕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예수님의 이러한 일들을 이어받은 교회 역시 사제직, 예언직, 왕직을 수행할 사명을 지니게 됩니다. 그러면 이 3가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교회의 사제직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사제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인간과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는 길을 마련하셨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가 하느님께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사제로서의 예수님께서는 당신 안에서 우리를 사제다운 백성으로 한데 뭉치게 하고, 세상과 우리를 거룩하게 만드시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성화시킴으로써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게 하셨듯이, 교회 역시 여러 활동을 통해서 우리들을 거룩함에로 인도하는 역할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 활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7성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를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만들어 주는 세례성사와, 또 같은 식탁에서 주님의 몸과 피를 함께 나누는 성체성사, 그리고 죄를 용서받게 해 주는 고해성사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교회의 사제직은 교회의 구성원인 사람들로 하여금 성스러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성스러운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교회 안에는 공직자로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주교와 사제들입니다. 이 주교들과 사제들을 통해 교회는 사람들을 성화시키는 은총을 신자들에게 전달시키는 것이고, 그 은총을 받은 신자들은 받은 은혜에 대해 감사하고, 구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결국 신자들의 사제직 수행은 교회에서 요구하는 미사와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사를 능동적으로 받을 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예언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 선포를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셨고,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도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명령에 따라 사도들은 열심히 복음을 전하였고, 이 사명은 교회의 사명이 되었을 뿐 아니라 교회의 구성원인 신자들의 사명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이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복음의 빛으로 주위를 밝혀야 할 사명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데는 말로써, 즉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방법과 행동으로써 증거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행동으로써 복음을 증거 한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이 남의 모범이 되고, 복음 정신에 맞게 생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생활을 보고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예언직은 그리스도를 다른 이들에게 전함으로써 세상에 하느님 나라가 이룩되도록 노력하는 생활이고, 우선 내가 먼저 그리스도를 깨닫고, 기쁨 속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함으로써 다른 이들이 나의 행동을 보고 하느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생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왕직(봉사직)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그리스도는 지배자로서의 왕이 아니라 봉사자로서의 왕이고, 자기 양들을 위해 목숨 바치는 착한 목자이고(요한 10, 11-18),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닌 섬기려 오신 분(마르 10,45)입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10, 43-44)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삶의 양식을 제자들에게 주시며, 극기와 거룩한 생활로써 죄가 자신들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고, 겸손과 인내로서 자기 형제들에게 봉사하고 사랑하도록 요구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그리스도의 왕직을 잘 수행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목숨을 다하여 하느님과 모든 이들을 섬기려 노력해야 하고,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뜻을 따라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으신 것처럼 우리 역시 자신을 내어 놓는 생활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하느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고, 하느님 자녀로서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히 교회의 사명이면서 우리 신자들의 사명도 되는 예언직, 왕직, 사제직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이 3가지의 사명도 받는다는 것 생각하고, 앞으로의 생활은 보다 더 조화롭고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이 3가지의 사명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