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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속삭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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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기
신 달 자(엘리사벳)
사도(使徒)처럼 일상의 비늘을 툭툭 털고 너를 향해 달려가면 세상의 모든 길들은 모두 성지(聖地)다 어둠이 뱀처럼 몰려와 내 발목을 휘감아 당겨도 내 두 발은 이미 너의 것 내 사랑의 복음 전하기 위해 사도처럼 나 오직 한 길을 간다 걸어 걸어 날마다 스물네 시간 하루를 남은 전 생애처럼 경건히 널 향해 가노라면 어둠이 낳아 기르는 짐승도 무섭지 않아 지상에 가질 것은 너 하나다 오늘은 물위를 걸어도 빠지지 않는다 널 향해 가는 길은 어디라도 성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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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미련 없이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섰던 사도들을 생각나게 하는 시입니다. 이 시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일상의 비늘을 툭툭 털고/ 너를 향해 달려가면,” 달려갈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마음이 정말로 홀가분하고 가볍겠지요. 그러나 사실 그렇게 하기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요. 우리들에게는 여러 가지 일상사가 있으니까요. 그러한 일상사를 이 시에서는 ‘어둠’으로 파악하고 있군요. 바로 그 어둠의 장막을 가차 없이 걷어버릴 수 있을 때, 우리들은 광명의 빛을 볼 수 있겠지요. “하루를 남은 전 생애처럼,” 우리들이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하루가 되겠습니까? ‘후회는 언제나 너무 늦게 온다.’는 말을 생각하게 합니다. 때늦은 후회는 후회일 뿐이니까요. 더구나 그러한 후회를 삶의 마지막 순간에 하게 된다며, 살아온 삶을 되돌릴 수도 없고 반복할 수도 없고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을 뿐이겠지요. ‘스테파노의 순교’를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주님 제 영혼을 받아주십시오.”라고 부르짖으면서도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지우지 말아주십시오.”(사도행전, 7장 59-60절)라고 간청했던 그 스테파노의 순교는 지금도 아름답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렇게도 철저하게 스테파노를 박해했던 사울이 나중에 회개하여 개종하게 되는 장면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합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로마서, 5장 3-4절)는 구절을 기억하면서 이 시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면, 이 시의 의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물위를 걸어도 빠지지 않는다.”라는 구절은 주님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암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호병 빈첸시오, 문학평론가,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