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도 1

2004. 10. 7. 오전 10:36:31

글자

 

영혼의 속삭임

 

공동기도

정  호 승(프란치스코)

고통의 기쁨 앞에

고통의 마지막 기쁨의 자유 앞에

사람들이 모여서 뜯어먹는 빵의 눈물 앞에

저희들로 하여금 무릎 꿇게 하소서.

절망하는 자들의 절망의 바람과

불행한 자들의 불행의 노래와

사랑이 적은 자들의 용서함의 사랑 앞에

마음을 다하여 고요히 엎드리게 하소서.

시대마다 사랑은 사람을 부르오나

저희들의 잔은 넘치지 아니하고

괴로워하기 위하여 저희는 기뻐하고

기뻐하기 위해서 저희는 또한 괴로워하나니

기쁨의 고통 앞에

기쁨의 마지막 고통의 자유 앞에

또다시 고요히 엎드리게 하시고

불쌍히 여기심 속에 저희를 용서하소서.

여러분은 기도할 때에 어떻게 하시는지요? 대부분의 경우 ‘나-중심’의 기도를 하게 마련이지요. 이와 같은 ‘나-중심’의 기도를 하게 될 때의 우리들의 모습을 이 시에서는 “괴로워하기 위하여 저희는 기뻐하고/ 기뻐하기 위해서 저희는 또한 괴로워하나니”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이 기도할 때에 중요한 점은 “주님의기도”(루가복음 11장 2절-4절)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 안에서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를 위해서 기도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점은 이 시의 제목에 해당하는 ‘공동기도’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따라서 ‘절망하는 자들,’ ‘불행한 자들,’ ‘사랑이 부족한 자들’을 위하여 우리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다하여 기도할 때에 주님께서는 그러한 기도를 들어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들 대부분은 ‘나-중심’의 기도에만 익숙해 있는 까닭에 “시대마다 사랑은 사람을 부르오나/ 저희들의 잔은 넘치지 아니"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사랑의 잔이 넘쳐흐를 수 있도록 ‘나’아닌 ‘타인’을 위해서 ‘나의 집’이 아닌 ‘공동체’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을 때에 우리 모두는 신앙인으로서의 진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 해당하는 “또다시 고요히 엎드리게 하시고/ 불쌍히 여기심 속에 저희를 용서하소서.”에는 우리 모두가 가져야만 할 마음가짐, 곧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라는 신앙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윤호병 빈첸시오, 문학평론가,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댓글 1

  • 2004년 10월 7일 오후 2:44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는 쉽게하면서 타인에 대한 용서에는 인색한 나를 반성 합니다.

영혼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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