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성야]빈무덤 (루카 24,1-12)

2016. 3. 26. 오전 5: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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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성야]빈무덤 (루카 24,1-12)



토요일 부활 성야
부활 성야의 모든 예식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거룩한 밤을 기념하여 교회 전례에서 가장 성대하게 거행한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류를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신 날을 기념한다. 따라서 교회는 장엄한 전례를 통하여, 죽음을 이기시고 참된 승리와 해방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맞이한다.

1. 오늘 밤은 오랜 관습에 따라 주님을 기억하는(탈출 12,42) 밤이다. 루카 복음(12,35)의 권유에 따라 손에 등불을 밝혀 들고 주인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깨어 있다가 주인과 함께 식탁에 앉을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는 밤이다.
2. 오늘 밤의 전례는 4부로 나누어 거행한다. 제1부에서는 빛의 예식을 거행한다. 제2부 말씀 전례에서는 주 하느님께서 태초부터 당신 백성에게 행하신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며, 신뢰심을 가지고 주님의 말씀과 언약을 받아들인다. 제3부에서는 세례 예식과 세례 갱신식을 거행한다. 제4부에서는 세례로 새로 난 지체들과 함께 주님의 죽음과 부활로 마련된 주님의 만찬에 참석한다.
3. 이 모든 예식은 밤에 거행한다. 곧 밤이 되기 전에 시작하지 말아야 하며, 주일 날이 밝기 전에 마쳐야 한다.
4. 미사는 비록 자정이 되기 전에 드리더라도 부활 대축일의 미사이다. 이 밤 미사에서 영성체한 교우들도 이튿날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다시 한 번 영성체할 수 있다.
5. 밤 미사를 드렸거나 공동 집전한 사제도 이튿날 다시 미사를 드리거나 공동 집전을 할 수 있다.
6. 사제들과 부제들은 흰색 제의를 입는다. 예식에 참여하는 모든 이는 초를 준비한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시고,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구해내시며, 크나큰 자비로 부르시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생명의 계명에서 예지를 배우라고 하시며, 새 마음과 새 영을 주겠다고 하신다.(제1-7독서).


제1독서창세기 1,1─2,2
1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2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
3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 4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 빛이 좋았다. 하느님께서는 빛과 어둠을 가르시어, 5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첫날이 지났다.
6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 한가운데에 궁창이 생겨, 물과 물 사이를 갈라놓아라.” 7 하느님께서 이렇게 궁창을 만들어 궁창 아래에 있는 물과 궁창 위에 있는 물을 가르시자, 그대로 되었다. 8 하느님께서는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튿날이 지났다.
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 아래에 있는 물은 한곳으로 모여, 뭍이 드러나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0 하느님께서는 뭍을 땅이라, 물이 모인 곳을 바다라 부르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1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푸른 싹을 돋게 하여라.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제 종류대로 땅 위에 돋게 하여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2 땅은 푸른 싹을 돋아나게 하였다.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제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였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사흗날이 지났다.
1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궁창에 빛물체들이 생겨, 낮과 밤을 가르고, 표징과 절기, 날과 해를 나타내어라. 15 그리고 하늘의 궁창에서 땅을 비추는 빛물체들이 되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6 하느님께서는 큰 빛물체 두 개를 만드시어, 그 가운데에서 큰 빛물체는 낮을 다스리고 작은 빛물체는 밤을 다스리게 하셨다. 그리고 별들도 만드셨다. 17 하느님께서 이것들을 하늘 궁창에 두시어 땅을 비추게 하시고, 18 낮과 밤을 다스리며 빛과 어둠을 가르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9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나흗날이 지났다.
20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에는 생물이 우글거리고, 새들은 땅 위 하늘 궁창 아래를 날아다녀라.” 21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큰 용들과 물에서 우글거리며 움직이는 온갖 생물들을 제 종류대로, 또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을 제 종류대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2 하느님께서 이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번식하고 번성하여 바닷물을 가득 채워라. 새들도 땅 위에서 번성하여라.”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닷샛날이 지났다.
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25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집짐승을 제 종류대로,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제 종류대로 만드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6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27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28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2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30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31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
2,1 이렇게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2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제3독서 (탈출 14,15─15,1ㄱ)
그 무렵 15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나에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 16 너는 네 지팡이를 들고 바다 위로 손을 뻗어 바다를 가르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 들어가게 하여라. 17 나는 이집트인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여, 너희를 뒤따라 들어가게 하겠다. 그런 다음 나는 파라오와 그의 모든 군대, 그의 병거와 기병들을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 18 내가 파라오와 그의 병거와 기병들을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면, 이집트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19 이스라엘 군대 앞에 서서 나아가던 하느님의 천사가 자리를 옮겨 그들 뒤로 갔다. 구름 기둥도 그들 앞에서 자리를 옮겨 그들 뒤로 가 섰다. 20 그리하여 그것은 이집트 군대와 이스라엘 군대 사이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자 그 구름이 한쪽은 어둡게 하고, 다른 쪽은 밤을 밝혀 주었다. 그래서 밤새도록 아무도 이쪽에서 저쪽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21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주님께서는 밤새도록 거센 샛바람으로 바닷물을 밀어내시어, 바다를 마른땅으로 만드셨다. 그리하여 바닷물이 갈라지자, 22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 들어갔다. 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 23 뒤이어 이집트인들이 쫓아왔다. 파라오의 모든 말과 병거와 기병들이 그들을 따라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24 새벽녘에 주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둥에서 이집트 군대를 내려다보시고, 이집트 군대를 혼란에 빠뜨리셨다. 25 그리고 그분께서는 이집트 병거들의 바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시어, 병거를 몰기 어렵게 만드셨다. 그러자 이집트인들이 “이스라엘을 피해 달아나자. 주님이 그들을 위해서 이집트와 싸우신다.” 하고 말하였다.
26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바다 위로 손을 뻗어, 이집트인들과 그들의 병거와 기병들 위로 물이 되돌아오게 하여라.” 27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날이 새자 물이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그래서 도망치던 이집트인들이 물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이집트인들을 바다 한가운데로 처넣으셨다. 28 물이 되돌아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따라 바다로 들어선 파라오의 모든 군대의 병거와 기병들을 덮쳐 버렸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하였다. 29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들은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갔다. 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
30 그날 주님께서는 이렇게 이스라엘을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해 주셨고, 이스라엘은 바닷가에 죽어 있는 이집트인들을 보게 되었다. 31 이렇게 이스라엘은 주님께서 이집트인들에게 행사하신 큰 권능을 보았다. 그리하여 백성은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과 그분의 종 모세를 믿게 되었다.
15,1 그때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들이 주님께 이 노래를 불렀다.


제5독서 (이사야 55,1-1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자, 목마른 자들아, 모두 물가로 오너라. 돈이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 와서 돈 없이 값 없이 술과 젖을 사라. 2 너희는 어찌하여 양식도 못 되는 것에 돈을 쓰고, 배불리지도 못하는 것에 수고를 들이느냐? 들어라, 내 말을 들어라. 너희가 좋은 것을 먹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리라.
3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오너라. 들어라. 너희가 살리라. 내가 너희와 영원한 계약을 맺으리니, 이는 다윗에게 베푼 나의 변치 않는 자애이다. 4 보라, 내가 그를 민족들을 위한 증인으로, 민족들의 지배자와 명령자로 만들었다. 5 보라,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네가 부르고,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너에게 달려오리니, 주 너의 하느님,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그분께서 너를 영화롭게 하신 까닭이다.
6 만나 뵐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아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분을 불러라. 7 죄인은 제 길을, 불의한 사람은 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리라. 우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하신다. 8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다. 9 하늘이 땅 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 위에 드높이 있다.
10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11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제7독서 (에제키엘  36,16-17ㄱ.18-28)
16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17 “사람의 아들아, 이스라엘 집안이 자기 땅에 살 때, 그들은 자기들이 걸어온 길과 행실로 그 땅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18 그들이 그 땅에 쏟은 피 때문에, 그들이 그 땅을 더럽히며 섬긴 우상들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 내 화를 퍼부었다. 19 그래서 그들을 민족들 사이로 쫓아 버리고 여러 나라로 흩어 버렸다. 그들의 길과 행실에 따라 그들을 심판하였다. 20 사람들이 그들을 두고, ‘이자들은 주님의 백성인데 그분 땅에서 나와야만 했지.’ 하고 말하였다. 이렇게 그들은 가는 곳마다 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혔다. 21 그래서 나는 이스라엘 집안이 민족들 사이로 흩어져 가 거기에서 더럽힌 나의 이름을 걱정하게 되었다.
22 그러므로 이스라엘 집안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이스라엘 집안아, 너희 때문에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너희가 민족들 사이로 흩어져 가 거기에서 더럽힌 나의 거룩한 이름 때문이다. 23 나는 민족들 사이에서 더럽혀진, 곧 너희가 그들 사이에서 더럽힌 내 큰 이름의 거룩함을 드러내겠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너희에게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면, 그제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24 나는 너희를 민족들에게서 데려오고 모든 나라에서 모아다가, 너희 땅으로 데리고 들어가겠다. 25 그리고 너희에게 정결한 물을 뿌려,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의 모든 부정과 모든 우상에게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26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 27 나는 또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가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들을 준수하여 지키게 하겠다. 28 그리하여 너희는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준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토요일 부활성야 제3독서 (탈출14,15-15,1ㄱ)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15) 너는 네 지팡이를 들고 바다 위로 손을 뻗어 바다를 가르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가게 하여라.(16)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주님께서는 밤새도록 거센 샛바람으로 바닷물을 밀어 내시어, 바다를 마른 땅으로 만드셨다.(21)  그리하여 바닷물이 갈라지자,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갔다. 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22)  새벽녘에 주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둥에서 이집트 군대를 내려다보시고,  이집트 군대를 혼란에 빠뜨리셨다." (24)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15) 

'앞으로 나아가라고'에 해당하는 '웨잇싸우'(weissau)의 기본형 '나싸'(nassa)는  장막의 말뚝을 뽑아 내어 여행을 출발하거나 진행 중임을 뜻하는 단어이다. 장막을 걷고 다시 여행을 시작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이다. 하느님께서 출발 명령을 하시는 이러한 모습전쟁에서의 지휘관의 명령을 연상하게 한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군대로서 하느님의 명령과 함께 이제 하느님의 전쟁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악의 세력과의 전쟁을 수행하시는 총사령관이신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하느님의 군대인 이스라엘은 그 전쟁에 참여하기 위하여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너는 네 지팡이를 들고 바다 위로 손을 뻗어 바다를 가르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가게 하여라.'(16)

'가르고서는'에 해당하는 '우베카에후'(ubeqaehu)는 직역하면 '그리고 너는 그것을 쪼개라'는 뜻이다. '베카에후'의 기본형인 '빠카'(baqa)'(하나로 된 것을)쪼개다', '(닫힌 것을)열다', '(알을)깨다'등의 의미가 있다. 본문은 홍해 바다를 둘로 완전하 갈라지게 하라는 명령이다. 

그런데 여기서 동사가 단순 능동형으로 사용되어 모세가 단지 지팡이를 든 손을 바다 위로 내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을 가르는 행위까지 그에게 속한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고 있을 때 하느님께서 강한 바람을 사용하여 바다를 갈라지게 하셨다(탈출14,21).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홍해를 '쪼개는'일이 하느님의 능력에 의한 것일지라도 그 임무는 하느님의 대리자인 모세에게 속한 것임을 이러한 표현을 시사하고 있다. '빠얍바샤' (bayabbasha)'마른 땅'으로 번역되었다.

 

'마르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야베쉬'(yabesh)에서 유래한 명사 '얍바샤'(yabbasha)'~안에(안으로)' 뜻의 전치사 '뻬'(be)와 정관사 '하'(ha)가 결합된 형태이다. 그런데 '야베쉬' '얍바샤' 어근은 기본적으로 '수분을 지닌 물체가 수분이 없어서 마르다'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말 속에는 선택하신 이스라엘 백성들을 안전하게 인도하시려는 놀라운 하느님의 사랑과 돌보심이 있다. 

바다나 강에 물이 빠지고 나면, 원래 물에 깊이 잠겼던 부분은 갯벌이나 진흙 수렁과 같이 사람이 걷기에도 힘든 땅이 되는 것 당연하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금 그것이 마른 땅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어린 아이들과 가축들과 짐을 실은 수레들이 안전하고 쉽게 건널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초자연적으로 역사(役事)하실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져 있는 말씀이다. 더군다나 '마른 땅'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얍바샤'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창세기 1장 9절,10절 창조 때에 물과 분리된 '마른 땅' 기리키는데 사용되었다.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물 가운데서 땅을 분리하여 그곳엔 온갖 생명이 자라게 하셨다. 또한 노아의 홍수 후에 물이 걷히고 땅이 마른(창세8,14) 다음에 그 땅위에서 생명체들이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홍해 바다 갈라지는 사건 속에서도 바다가 갈라지고 그곳에 드러나는 마른 땅하느님께서 생명을 보호하시기 위한 또 다른 당신의 자비로우신 의지가 개입된 특별한 역사(役事)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바다 가운데 새 길을 통해서 이스라엘 자손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을 위한 재창조의 역사(役事)가 바다 가운데 마른 땅이 드러나는 현상 가운데서도 맥맥히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 일이 탈출기 14장 24절에 '새벽에'(habboqer) 일어나고 있다는 것예의 주시해야 한다.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주님께서는 밤새도록 거센 샛바람으로 바닷물을 밀어 내시어, 바다를 마른 땅으로 만드셨다.' (21)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 난 길로 가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질퍽이는 진흙투성이일 수 밖에 없는 바다 밑의 땅을 완전히 마른 땅으로 만드신 것이다. 바다를 가른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하느님의 세심한 배려로 당신의 초자연적 능력이 개입된 것이다. 

'그리하여 바닷물이 갈라지자,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갔다. 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22) 본문은 탈출기 14장 16절에서 하신 주님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당신이 말씀하시고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신약의 히브리서 저자는 이러한 이스라엘 자손들의 행위를 믿음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히브11,29). 이 말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아무런 두려움이나 주저함없이 주님 말씀에 의존하여 즉각적으로 홍해를 건넜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벽이 되어' 해당하는 '라헴 호마'(lahem homah)'그 벽이 그들만을 위한 것'을 나타내 주고 있다. 그 벽이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한 벽으로만 작용하고, 이집트 사람들을 위해서는 벽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새벽녘에 주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둥에서 이집트 군대를 내려다보시고,  이집트 군대를 혼란에 빠뜨리셨다.' (24)   

여기서 '혼란에 빠뜨리셨다'에 해당하는 '와야함'(wayaham; and troubled; and threw it into confusion)'혼란에 빠뜨리다', '교란시키다'(2역대15,6), '어지럽게 하다'(1사무7,10)라는 뜻을 가진 동사 '하맘'(hamam)미완료형계속적 '와우'(wau; and)가 결합된 형태로 '그리고 그가 어지럽게 했다'라는 뜻이다. 

이 동사는 구약에서 13회나 사용되었는데, 그중에 10회가 하느님을 주어로 삼고 있으며, 그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적대자를 당황케 하여 치시는 것을 묘사하는데 사용되었다.(여호10,10; 판관4,15).

 그러므로 이 단어는 이스라엘이 적대자와 싸우는 전쟁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측면을 드러내 주고 있다.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하느님의 군대로 부르심을 받은 이스라엘이지만,

이스라엘을 도와 승리하게 하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진정한 승리자가 하느님이심을 나타내 주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시대에도 사탄과의 영적 전쟁을 수행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담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들의 배후에서 우리 자신들을 위하여 싸워 주시기 때문이다.



06.4.16 빈 무덤! - 예수부활성야미사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가르친다(서간).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간 여자들에게 천사들이 나타나 부활을 알린다. 여자들이 이 일을 사도들에게 전하자 다들 믿지 못하는데, 베드로가 무덤으로 달려가 빈 무덤을 보고 놀라워한다. (루카 24,1-12)
1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그 여자들은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2 그런데 그들이 보니 무덤에서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3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4 여자들이 그 일로 당황하고 있는데,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이 그들에게 나타났다. 5 여자들이 두려워 얼굴을 땅으로 숙이자 두 남자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6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그분께서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해 보아라. 7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8 그러자 여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내었다. 9 그리고 무덤에서 돌아와 열한 제자와 그 밖의 모든 이에게 이 일을 다 알렸다. 10 그들은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그들과 함께 있던 다른 여자들도 사도들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였다.
11 사도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헛소리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 여자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12 그러나 베드로는 일어나 무덤으로 달려가서 몸을 굽혀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아마포만 놓여 있었다. 그는 일어난 일을 속으로 놀라워하며 돌아갔다.


성령강림

부활 성야는 모든 밤들 중 가장 거룩한 밤으로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신 밤입니다. 이 밤은 주님께서 인간의 가장 큰 적인 죽음을 쳐 이기시고 생명으로 건너가신 밤입니다.

이 밤은 우리가 세례와 성찬을 통해 하느님께 건너간 기념의 밤입니다. 이 밤을 지키는 것은, 우리가 주님께서 늘 우리 곁에 살아 계심을 알면서도, 그분이 당신의 신부인 교회와 영원히 함께 머무르시려고 다시 오실 그 영원한 재림의 날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향료를 들고 주님의 무덤을 찾아간 여인들은 두 남자를 만납니다. 이 두 남자는 여인들의 정성에 응답하신 주님의 천사들이었습니다. 여인들이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했고, 그 사랑이 무덤에까지 그들의 발걸음을 인도했기에, 그들이 주님의 부활 소식을 맨 처음 접하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여인들은 즉시 사도들에게 달려가 떨리는 목소리로 천사들을 만난 소식을 전합니다. 그런데 사도들은 여인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다만, 베드로는 무덤으로 달려가 몸을 굽혀 무덤을 들여다보고, 일어난 일을 놀라워하며 돌아갑니다.
똑같이 예수님을 따르며 사랑한 이들이지만, 부활 소식을 듣는 것도, 또 그 소식을 믿는 것도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과의 관계가 아직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밤은 우리를 새로운 생명으로 초대하는 은총의 밤입니다.      


<기쁨, 믿음, 희망>송영진 모세 신부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그 여자들은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그런데 그들이 보니 무덤에서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여자들이 그 일로 당황하고 있는데,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이 그들에게 나타났다.
여자들이 두려워 얼굴을 땅으로 숙이자 두 남자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루카 24,1-5)"


여자들은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서 '당황했고', 천사들이 나타나서 '두려워했습니다.'
마르코복음을 보면, 여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천사의 말을 들은 다음에도
겁에 질려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마르 16,8).
예수님의 부활을 알게 된 여자들의 첫 반응은 이렇게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두려움'은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에 대한 두려움인데,
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예상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두려워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도들의 첫 반응도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습니다.
"...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루카 24,36-37)."


그러나 사도들과 여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확신하게 된 다음에는
참으로 기뻐하게 됩니다.
'두려움'은 믿음이 없음을 나타냅니다.
'기쁨'은 믿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믿는 사람만이 참으로 기뻐하게 됩니다.


오늘날에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말을 듣고 두려워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냥 무시하거나, 옛날의 전설 같은 것으로만 생각하거나,
헛소리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사도들도 처음에는 여자들의 말을 듣고 헛소리라고 생각했으니(루카 24,11)
안 믿는 사람들의 그런 반응이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있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나는 지금 기뻐하고 있는가?(나에게 기쁨이 있는가?)"입니다.


만일에 부활절을 해마다 반복되는 연례행사로만 생각한다면,
만일에 기쁨은 없고 피곤하기만 하다면, 그것은 제대로 믿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말에 대해서 "기쁘지 않은데 어떻게 억지로 기뻐할 수 있는가?"
라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억지로 기뻐할 수는 없습니다.
(기쁘지 않다는 사람에게 기뻐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라도 지금 자기에게 기쁨이 없다면,
우선 먼저 자기의 신앙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믿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희망하고 있는가?"


'기쁨'과 관련해서 천사들이 여자들에게 한 말이 중요합니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루카 24,5-6)."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옛날에 사셨던(지금은 안 계신) 분도 아니고,
죽어서 무덤에 묻힘으로써 생애를 마치신 분도 아니고,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 계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 신앙도 '살아 있는 신앙'이 되어야 하고,
희망도 역시 '살아 있는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 계시는 분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그것은 죽은 신앙입니다.
(미신을 믿는 것과 다를 것이 없게 됩니다.)
또 허무하게 사라질 세속의 것만 바라는 것은 죽은 희망입니다.
죽은 믿음과 죽은 희망 속에서는 기쁨이 없습니다.
어떤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생각될 때 잠깐 기분이 좋아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금방 다시 허무해질 뿐입니다.


요한복음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요한 3,31-36)."


이 말과 예수님의 무덤에서 천사들이 여자들에게 한 말을 연결해서 생각하면,
'땅에서 난 사람'은
"죽은 신을(생명 없는 우상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허무한 것들 가운데에서)
찾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땅에 속한 것을 말한다는 것은,
먼지처럼 사라질 허무한 것만 추구한다는 뜻이 됩니다.
세속의 부귀영화, 권력, 명예, 재물... 그런 것들만 희망하고, 그런 것들만 찾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땅에 속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만일에 예수님께 그런 것들만 청한다면, 그 신앙은 죽은 신앙입니다.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는 헛된 신앙입니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라는 말은,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땅에 속한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늘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다." 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믿는다면 예수님께 순종해야 합니다.
즉 예수님의 계명들과 가르침들을 충실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면서 기뻐하는 것은,
우리 인생이 결코 허무하지 않다는 것을
예수님께서 당신의 부활로 보증해 주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도 예수님처럼 부활할 수 있다고,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세속의 부귀영화나 주려고 부활하신 것은 아닙니다.
만일에 부활의 목적이 그런 것이라면,
예수님께서는 처음부터 십자가의 길을 가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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