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안식년'

2011. 7. 1. 오후 12:16:19

글자

 

신자 '안식년'

[독자통문-김동애]
 
2011년 06월 24일 (금) 14:05:21 김동애 .
 

나는 부천과 부평에서 거의 30여년을 살았다. 그러니 인천교구 신자였다.

올해 3월초 충남 당진으로 이사 했다. 남편의 고향으로 귀향한 셈이다. 오래 전 귀농을 생각했지만 귀향은 주저했는데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 당연히 대전교구로 교적을 옮겨야 하는데 여전히 교적을 인천교구에 그대로 두고 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주중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과 활동도 서울 지역에서 한다. 처음 농성을 시작하고는 여의도 성당이나 1인시위하는 곳 근처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사한 뒤 주말에 당진에 내려가 빨래를 하고 몇 가지 심어 놓은 채소 밭일을 하다 보면 집안 치우는 일도 제대로 못한다. 이런 형편에 한 시간이나 두 시간 간격으로 있는 읍내 나가는 버스를 타고 들고 나는 일이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내놓고 열심한 신자도 아니고 순교자집안도 아니지만 미사만큼은 하루 일과 중 가장 소중하게 지킨 적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집전의 월요 시국미사인 4대강반대 미사 외에는 성당 근처에도 안 간다.

문정현 신부님이 명동기도를 하고 계실 때 본 명동성당의 모습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 고집스럽게 지키고자했던 ‘신앙’에 대한 ‘참혹한 답변’을 들은 셈이다. 더구나 4대강 공사 반대 미사에 나오시는, 4년째 안식년이신 전종훈 신부님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시는 듯한 모습을 뵈면 교회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싶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강사들이 안 싸우는데 학생이 어떻게 싸웁니까’ 하는 소리를 듣는다. 교회와 사제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그래서 내게 늘 신자로서 죄송함과 자책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나는 '냉담'이 아닌 신자 ‘안식년’을 자발적으로 누리고 있다.

이 '안식년'이 언제 끝날지 ....하느님만이 아실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예수향기와기도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