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람을 위하여!

거룩함·2008. 11. 19. 오후 9:54:22

진선미 가운데서 여배우가 아름다움을 표상하고, 신문기자가 진실을 표상한다면,

사제는 선함을 표상한다.

신도들이 하느님의 사람에게 바라는 바는 재능도 언변도 활동력과 통솔력도, 업적도 아닌 듯하다.

그것은 자기들도, 아니 대개는 더 많이 지닐 수 있는 까닭이다.

사제에게서 바라는 것은 성스러움이다. 선량함이다. 영의 세계다.

"아, 하느님의 사람이여!"

사제는 성숙한 남성입니다. 청춘이 그의 정신에서 시듦이 없고 인간과 자연에 항상 놀라워하고 다정다감하지만 그렇다고 미숙한 미혼자가 아닙니다.

그도 나약과 실수와 때로는 죄과로 점철된 나날을 보내는 "우리 중의 한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교형 자매여, 그의 용기를 꺾지 마시고 그를 시험하지 마시오.

사오십대 기혼자의 성숙과 평정이 갖추어진 남성이 되도록 거들어 주시오.

사제는 성실한 인간입니다.

은총에 겸허하게 순응하면서 하느님과 자기와 타인에게 성실하고자 애씁니다.

우리 죄의 실재성과 그 상흔을 들여다보고 부드럽지만 용기 있는 음성으로 이야기해주는 사람입니다.

고백실을 물러나가는 우리의 쓰라린 다짐들이 거의 언제나 헛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하느님 사랑이 인간의 죄악과 배신에 꺾이지 않으신다는 소신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백실의 훈계와 미사의 강론과 회합 중의 충언을 귀담아 들으시오.

그는 교회의 사람입니다.

스무 세기의 긴 세월 동안 언제나 주님의 괴이심을 받아 젊어지고 순결해지고 더욱 지혜로워지는 어머니께 아들다운 신뢰와 사랑을 바칩니다.

교회의 얼굴이 아무리 쭈그렁이고 심술궂고 고집스러워도 사제는 종국에 가서는 순종과 평화를 교회에 바칩니다.

그를 교회의 품에서 멀어지게 만들지 마시오.

줄기에서 떨어져나간 포도 가지가 되어 말라버립니다.

그는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인간의 사랑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한테 들려주며 복음을 읽고 복음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언어, 십자가의 언어로 말합니다.

자신과 자기에게 지워진 교우들의 죄과를 무릎 꿇어 속죄하기에 그의 무릎에는 옹이가 들고 찌르는 가시가 한시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와 함께 미사를 봉헌할 적마다 그를 기억하시고, 우리의 따스한 안방에서 처자와 저녁기도를 올릴 때에 사제관의 고독한 그를 위하여 기도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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