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엔 녹물, 보일러 수시 고장 운영비 없어 문 닫을 위기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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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몽사전을 펴들고 쭈꾸무제 여대생기숙사에 입주한 토야씨와 대화를 나누는 정연훤 수녀(왼쪽) 등 수도자들. |
3~4평쯤 될까 싶은 비좁은 몽골 울란바타르 시내 전통가옥 게르(Ger). 침대 2~3개와 난로, 찬장 같은 살림살이를 놓고나면 남는 공간이라곤 아이들이 잠을 청하는 바닥뿐이다. 빈민가로 가면, 상황은 더 열악해진다. 책상을 놓을 공간도 없을뿐더러 책 살 돈도 없는 학생들이 거의 태반. 게르 하나에 일가족 10여명이 한데 어울려 사니 공부는 엄두도 못낸다.
벌러러(레지나, 22), 토야(라우렌시아, 22), 바트체첵(클라라, 20)씨 등 여대생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1990년 몽골에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제도가 도입되면서 그 부작용으로 이혼이 급증하면서 가정파괴와 빈부격차가 갈수록 극심해져 이들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특히 소녀나 여대생들은 가난으로 성적 탈선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 그래서 몽골에선 여대생들이 재학 중 아이를 낳는 현상이 보편화됐을 정도다.
이같은 상황을 접한 예수수도회 정연훤(레오니아)ㆍ송은경(마리아) 수녀는 지난해 12월 예수수도회 한국관구 지원으로 울란바타르 시내에 40명 정원의 '여대생 기숙사'를 마련했다. 빈민가 쭈꾸무제에 있던 흉부외과전문병원 건물을 구입, 이듬해 7월 기숙사로 리모델링하고 올 1월 몽골지목구장 웬스슬라우 S. 파딜라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갖고 여대생들을 받을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겨울이 지나자 지붕에서 비가 줄줄 새고 녹물이 펑펑 쏟아지는 수돗물에 난방 보일러마저 낡아 수시로 고장이 나는데다 학생 1인당 11만원에 이르는 운영비가 없어 리모델링을 해놓고도 학생들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벌러러 학생 등 우선 상황이 다급한 여학생 셋만 가입주 형식으로 받아들여 기숙사를 운영하곤 있지만 상황이 말이 아니다. 방과 후엔 빈민가 게르에 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을 개설하고 젊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여성ㆍ생활ㆍ요리ㆍ예절ㆍ인생관 교육을 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지만 현재로선 기도밖에 기댈 데가 없다.
정연훤 수녀는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한 유목민들이 주로 사는 빈민가 여학생들은 험한 상황에 놓여있어 안타깝기만 하다"며 "주님께서 보이지않게 키워주시리라는 믿음으로 버티고 있지만 후원이 없으면 우린 기숙사 운영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며 한국교회가 1000원, 2000원씩이라도 도와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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