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성지란 교회가 공식적으로 성모 성지로 선포한 곳을 의미한다. 현재 전 세계에 1천 8백 여곳이 있는데 그중 성모가 발현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에 적게는 한 곳에서 많게는 여섯 곳 정도가 있을 뿐이다.
남양 성모 성지를 방문했을 때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 ‘자비로우신 예수님 동산’이다. 묵주기도 방향과는 반대로 나 있는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언덕 정상, 그러니까 로사리오 광장 오른편에 있는 이 동산은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기억하고 그분께 의탁하며 기도하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조성된 것이다. 동산 잔디밭에서는 자비로우신 예수님상과 피에타 성모상, 그리고 하느님 자비의 사도인 성녀 파우스티나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흉상이 순례객을 반긴다.
이 동산 둘레는 하느님 자비를 구하는 5단 묵주기도 길이다. 순례자들은 이 묵주기도 길에서 가시관, 못과 망치, 못에 뚫린 예수 손과 발, 창에 찔린 심장 등을 형상화한 묵주알 위에 손을 얹고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하느님 자비를 구하는 5단 기도를 바칠 수 있다.
자비로우신 예수님 동산에서 로사리오 광장으로 내려오자면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과 낙태 아기들 무덤이 눈에 들어온다.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걸으며 그 고통을 가장 깊이 함께 나눴을 성모 마리아의 마음을 묵상하며 기도드리는 길이다.
이 십자가의 길은 예수와 성모가 겪은 수난과 고통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바닥에 돌을 깔아 맨발로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각 처마다 아들 예수의 고통을 느끼는 성모의 마음을 1인칭으로 표현한 묵상글을 담았다.
낙태 아기들 무덤은 낙태에 대해 속죄하며 보속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이곳에는 생명수호를 위한 십자가의 길을 꾸몄으며, 생명의 어머니 과
달루페 성모상을 모셨다. 낙태를 부추기는 사탄과 싸우는 데 가장 효과적인 묵주기도의 터전에서 생명수호를 위한 기도를 바치는 것처럼 의미 있는 일도 드물 것이다.
‘남양성모성지=이상각 신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난 20여 년간 성지개발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이가 이 신부다. 이 신부는 “순교자들이 죽는 순간까지 매달린 이가 성모 마리아요, 그들이 바친 기도가 묵주기도”라며 “이곳은 바로 순교자들의 성모신심을 잇는 성모성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단체로 어쩌다 한 번 다녀가고 마는 그런 성지가 아니라 한 번 와본 이는 꼭 다시 찾는 영혼의 쉼터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성모님 품에 안겨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기도할 수 있는 ‘기도의 성지’가 바로 남양 성모 성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신부는 “자애로운 성모 마리아께 매달릴 때 해결되지 않을 문제는 없다”면서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면 남양 성모 성지를 찾아와 마음의 평화를 얻고 영혼의 양식을 얻어갈 것을 권했다. 묵주기도만으로 부족한 이는 성지 한 켠에 마련된 성체조배실을 찾아 침묵 중에 하느님을 만나도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