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
함 형 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 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나중이 되어서야 무언가 깨닫는다는 것...
때로는 비겁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때늦은 정의는 죄악입니다.
그러나... 꺾어질지언정 휘지는 않겠습니다.
그저 드는 생각은...
강인해져야겠다는 것.
살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의지가 굳은 이들... 존경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