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 대항하여 겸손과 순명의 무기를"
로마는 한 여름에 너무 더워서 길거리에 사람은 없고 그저 미국관광객들과
개들만 돌아다닌다."라는 농담 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군인들에 대한 농담도 있다.
어느 한 친구가 다방에 들어갔다 나온다.
다른 친구 가 다방에 사람들 있느냐고 묻는다.
친구가 답한다.
"사람은 없고 군인들만 있어."
이 말은 군인들이 사람의 범주에 들지 못한다는 말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들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인식된다는 말일 것이다.
군인들은 어떤 면에서 특별한지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일러준다.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7,10).
이 구절은 하느님 나라의 시민으로서의 군인의 특별한 모습, 백인대장을
연상케 한다.
바로 마태오 복음 8장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에게 감탄하시며 선물을
베푸셨다면서 우리에게 그와 같은 열정을 지니라고 촉구한다.
교부들은 백인대장을 완덕에 도달한 사람으로 본다.
특별히 백인대장의 이 말에 주목한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하면 합니다"(마태 8,9).
성 요한 카시아누스는 백인대장의 이 말이 완덕에 도달한 영혼의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고 하였다.
백인대장은 내적 질서를 흩뜨리고 우리 영혼을 어지럽히는 악들에 대항하여
용감하게 싸워 이김으로써 악들을 자신에게 굴복시키고 분별해 낼수 있기에
이 말을 하였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하느님께 겸손되이 순명하기를 원하면서도 악한 생각과 열정
때문에 죄를 짓는다.
이는 마치 오른손과 왼손이 따로 움직이는 것과 같다.
이 두손 모두가 내 뜻대로 움직이게 될때 두손은 같이 움직인다.
그래서 백인대장을 일컬어 악을 굴복시켜 승리함으로써 마음의
'양손을 다 쓰는' 사람이라 하였다.
사도 바오로에 따르면 악과 싸울때 우리의 전투 무기는 속된것이 아니고
어떠한 악의 요새라도 무너뜨릴 만큼 강력하다.
우리는 마치 군인들처럼 항구함을 가지고 영적 수련을 통해 이 강력한
전투무기를 장착할 필요가 있다. 바로 겸손과 순명이 그 무기이다.
백인대장을 통해 보았듯이 군인들은 형상적으로 우리 신앙의 모범이 된다.
군인들의 복음화를 통해 군인의 신앙적 형상이 우리의 현실이 되도록 기도하고
물질적 도움에 기여하도록 하자.
-신기배 사도요한 신부 (신앙교육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