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1일 다해 연중 제24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24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종 모세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당신의 사랑을 거부하는 고집 센 백성을
버리지 않으십니다.
언제나 우리를 중개하시는 아드님의 공로로,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위해서도 교회는 천사들과
함께 잔치를 벌입니다.
입당송 집회 36,21-22 참조
주님,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소서.
당신 예언자들이 옳다는 것을 드러내시고, 당신 종과 당신 백성 이스라엘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제1독서 주님께서는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다. 탈출 32,7-11.13-14
화답송 시편 51(50),3-4.12-13.17과 19(⊙ 루카 15,18 참조)
⊙ 일어나 아버지께 가리라.
○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당신 앞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
○ 주님, 제 입술을 열어 주소서. 제 입이 당신을 찬양하오리다.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하느님, 당신은 업신여기지 않으시나이다.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오셨습니다. 1티모 1,12-17
복음 환호송 2코린 5,19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네. ⊙
복음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루카 15,1-32 <또는 15,1-10>
영성체송 시편 36(35),8
하느님, 당신 자애가 얼마나 존귀하옵니까! 모든 사람들이 당신 날개 그늘에 피신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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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향기:"비슷해 보여도 다 똑같지 않아!"
아주 오래전 모처럼 유명 가수의 콘서트에 간 적이 있습니다.
쿵쿵거리는 타악기의 울림과 Live로 듣는 음악도 좋았지만, 그가 사이사이 들려주는 잔잔한
이야기도 썩 괜찮았습니다.
그 가운데 기억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 가수의 친구 가운데 가방 수집을 취미로 하는 친구가 있었답니다.
국내에서뿐 아니라 외국 여행 중에도 쉼 없이 가방을 모아서 친구의 집에 가보면 큰 공간에
가방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았는데도 한가득이더랍니다.
그런데 비슷한 것들이 여러 개 보이길래 그 가운데 하나를 달라고 부탁했답니다.
평상시 같으면 쉽게 내어줄 법도 한데 그 친구가 난색을 표하며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네 눈에는 비슷해 보여도 다 똑같지 않아! 나는 저 가
방들을 언제 어디에서 얼마를 주고 샀는지, 또 그것들을 발견하고 얼마나 가슴이 설렜는지,
어떻게 흥정해서 샀는지, 각각의 가방의 특징과 사연들을 기억하고 있거든. 친구야,
진짜 미안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리들과 죄인들이 당신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드는 것을 본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리자, 세 가지 비유를 들어 그들의 마음을 돌려보려 하십니다.
되찾은 양의 비유, 되찾은 은전의 비유, 되찾은 아들의 비유지요.
자기 양들의 목자가 아닌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고만고만한, 비슷비슷한 양들이겠지만,
자기 양들과 동고동락한 양치기에게는 다 똑같은 양들이 아니겠지요.
알뜰히 살림을 키워 은전 열 닢을 공들여 마련한 부인에게는 그 은전 한 닢이 잃어버려도
그만인 것이 아니지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죄인들과 세리들은 아마도 '저것들'에 불과했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들을 보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모두 불쾌해서 자신의 시야와 관심에서 도려내고 나면
속이 후련할 것 같은 '아, 저것들!' 말이에요.
예수님은 당신의 양들 하나하나를 속속들이 아는 목자십니다.
각자 양들의 울음소리 그 톤과 높낮이를 기억하고 계시고, 눈망울과 눈빛의 차이, 양털 속에
숨겨진 그들만의 고유한 상처도 아시지요.
그 양들은 예수님께 백 마리의 양들이 아니라 '내 양들'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하느님을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시는 분'이라 불렀다지요.
양들의 각별한 목자인 예수님은 선 긋기 잘하는 매몰차고 무정한 이들에게 당신의 마음을
이렇게 전하십니다.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저도 선 긋기 잘하고 나 몰라라 무관심하게 잘 살아왔었는데, 예수님 때문에 그것도 점점
여의치가 않네요
-김동희 모세 신부 마두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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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지:용소막 성당
용소막 성당은 강원도에서 풍수원과 원주에 이어 1904년에 설립된 세 번째 성당이다.
용소막에 천주교가 전해진 것은 병인박해 무렵이었는데, 수원 지방에서 피난 온 몇몇 신자
가족이 강원도 평창 지역에 살다가 박해가 뜸해지자 용소막에서 멀지 않은 황둔과 오미로
이주하면서 교우촌을 형성하였고, 공소가 세워졌다.
아담한 벽돌 양옥 성당인 용소막 성당은 당시의 성당 건축 양식이었던 로마네스크 양식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성당 앞부분에 종탑이 나와 있어 조금 특별한 모습이다.
성당에는 용소막에서 태어나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를 설립하고 성경 번역에 큰 자취를
남긴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의 삶과 공적을 기리는 유물관이 있다.
성경학자였던 선 신부는 『공동번역 성경』의 주관자로 일했는데, 유물관에는 유품뿐 아니라
한글과 영어 성경은 물론 라틴어 성경과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의 다양한 성경과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구학산로 1857
관할:원주교구 / 용소막 성당 033-763-2343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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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 특별 기고:행복한 신앙생활과 성체조배
내년에 있을 세계주교시노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행된 본당 경청모임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어느날 그 의견들을 읽어 보았습니다. 본당에서 나올 수 있는 많은 의견들이었는데,
그중 '신앙이 행복하게 해주면 좋겠다'라는 의견들이 많은 편이었고, 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특히 이런 의견들은 코로나 팬데믹이란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힘들었던 체험들을 하고 난 뒤에
나온 의견이라 더 진실되고 절실한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예수 성심 대축일에 있었던 사제성화의 날 강의를 하면서 신부님들이 행복한
사제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예수님과 함께 사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제일 좋은
방법은 성체조배를 맛들이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50년을 향해 가는 저의 사제생활에서 체험한 가장 귀한 것을 나누는 것이기도 하기에,
저는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본당을 방문하며 교우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성체조배를 하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날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성체성사를 세우셨고,
이는 미사를 통해 재현됩니다.
그리고 이 미사는 당신께서 골고타 언덕에서 모든 이의 죄 사함과 인류 구원을 위해 바치신 십자가
상의 제사와 같은 것이므로, 거룩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로운 주님의 선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 마치는 날까지 이 성사가 이어지기를 바라시며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하셨습니다.
또한 지상 생활을 마치시고 제자들 곁을 떠나시면서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하고 약속하셨습니다.
교회는 다양한 양식으로 이 약속을 체험하는데, 특히 빵과 포도주가 주님의 몸과 피로 변하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주님의 현존을 강렬하게 체험합니다.
그리고 성체조배야말로 감실 안에 계시는 주님의 사랑과 현존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저는 사제로 살아오면서 이러한 그분 사랑의 현존을 많이 체험했습니다.
젊은 시절, 강원도 산골에서 군종신부 생활을 하며 외로움과 사제로서의 신원의식을 찾느라
힘들어 할 때 힘을 주시고 마음의 평화를 주신 분도 예수님이셨고, 외국에서 교포사목을 하며
이방인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으로 힘들어 할 때도, 그리고 사제생활을 하며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맞이할 때도 힘을 주신 분도 예수님이셨습니다.
그 예수님을 저는 성체조배 안에서 만났습니다.
세상은 점점 더 힘들어져가고 있습니다.
인간관계 안에서의 어려움도 많아지고, 직장에서 동료관계나 상사와의 관계도 쉽지 않습니다.
단독세대가 늘어가고 핵가족화 되어가는 세대라서 예전처럼 이웃집과 왕래를 하며 정을 나누는
일도 어려워졌습니다.
많은 나라에서는 외로움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전 영국에서는 외로움부를 신설하였고, 그곳에 장관을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기도를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기도를 할 줄 알면 외로움을 다스릴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은 외로움을 극복해야 행복해집니다.
성체조배는 마치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던 요한처럼 예수님께 바싹 기대어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며
대화를 나누고, 무거운 짐을 예수님께 맡기는 시간입니다.
성체조배에 맛들이면 여러분들의 삶은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