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사마리아인 기념 여인숙

2022. 7. 13. 오전 5: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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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사마리아인 기념 여인숙



예루살렘과 예리코 사이의 도로에는 사마리아인 기념 여인숙이 자리해 있습니다. 

루카 10,29-37의 "착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기념하는 곳입니다. 

사마리아인은 오랫동안 그리짐 산을 지키며 살아온 이들입니다. 

주님 성소가 자리한 곳이 예루살렘이 아니라 그리짐 산이라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사마리아인이 생겨난 기원 설 가운데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시리아의 북왕국 유배와 관련 있습니다. 

기원전 722년 아시리아는 북왕국을 무너뜨린 뒤 민족 정체성을 없애려고 

수도 사마리아에서 주민들을 유배하고 대신 이교인을 이주시켰습니다

(2열왕 17,24-41). 

그때부터 사마리아인이 이교의 후손으로 천시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에즈 4,1-3; 요한 4,9 참조). 


착한 사마리아인 비유의 배경은 "아둠밈 오르막"(여호 15,7), 곧 '붉은 오르막'이라 

칭해지는 곳입니다. 

예루살렘과 예리코를 잇던 옛 골짜기 길인데요, 주변 토양의 색깔이 붉어 

그런 지명이 붙었습니다. 

양 옆의 구릉 곳곳에는 강도가 자주 숨어 있었으므로 위험한 길이기도 하였습니다.

흡사 '강도 맞은 이의 피로 물든' 느낌도 받게 하였을 것입니다. 

백성은 이 길로 예루살렘 성전을 오갈 때마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라는 시편 23,4을 

되뇌며 안전을 기원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비유에도 강도를 맞아 초주검이 된 사람이 나옵니다. 

맨 처음 그를 발견한 이는 사제였는데 보자마자 길 반대편으로 가버립니다. 

아마 죽은 사람이라 여긴 탓으로 보입니다. 

율법에 따르면 사제는 시신과 접촉하면 안 됩니다(레위 21,1-4). 

하지만 사제는 그 길을 '내려가고'(루카 10,31) 있었으니 성전 직무를 끝내고 

귀향하던 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성전이 자리한 예루살렘으로 갈 때는 '올라간다'고 표현하고, 떠날 때는 

'내려간다'는 표현을 씁니다. 

당시 사제들은 1년에 2주간 일하였기 때문에(1역대 24,3-18) 다음 직무 때까지 

정결례 할 시간도 충분하였을 테니, 만일 도와주었다면 그 행동은 하느님 눈에 

옳은 일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레위인도 그냥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곳을 여행하던 사마리아인이 그를 발견한 뒤 응급처치를 하고 

여관으로 옮겨 간호해줍니다. 

그리고 다음 날 여관 주인에게 맡기고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돌봐 달라며 돈까지 

지불합니다. 

당시 그가 지불한 두 데나리온은 이틀 치 일당에 해당하였으니(마태 20,2) 상당한 

금액이지요. 

이 비유에서는 유다인들이 이웃으로 여기지 않던 사마리아인이 유다인 길손을 

구해줍니다. 

이 비유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진짜 이웃이 된다는 것은 그를 위한 선한 행동을 통해 가능하다는 가르침입니다. 

실제로 잠언 6,1에는 "이웃"이 "낯선 이"와 동의어로 쓰인 예도 나옵니다. 

지금은 현대식 도로가 깔려 더 이상 위험하지 않게 된 아둠밈 오르막에는 

이제 사마리아인 기념 여인숙이 세워져, 지나는 모든 이에게 이천 년 전 예수님이 

전달하신 가르침을 떠올리게 합니다. 



-김명숙 소피아(의정부 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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