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2021. 7. 14. 오전 5: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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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마르 6,8)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성경의 일관된 가르침 중의 하나는 주님으로부터 파견된 이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것은 이러 저러한 인간적 능력과 자질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파견하시는 주님과의 인격적 관계, 곧 그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꼭 필요한 지팡이와
신고 있는 신발과 입고 있는 옷한 벌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파견된 제자들이 위임된 사명을 수행할 때 의지해야 할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파견한 분께 대한 믿음이라는 것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갈 수 없는 물질적으로 전혀 보장되지
않는 가난한 전도여행에서 오히려 제자들은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깊어지고, 언제나 자신들이
"예수님과 함께 머물러 있다는 것을"(마르 3,14 참조) 더욱 깊이 체험하였을
것입니다.

교회가 이 세상이라는 순례의 여정에서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잘 간직하고
성령의 이끄심에 온전히 따르며 본래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가난의
정신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발적인 가난의 삶은 파견하신 분의 뜻을 잃지 않고 맡겨진 사명을
수행하는데 민첩하게 합니다.
가난의 덕을 실천하는 것은 파견된 이들을 겸손하게 하며 불필요한 일로부터
자유롭게 해줍니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면 그것에 대해 신경 쓸 일이 많아져 본질적인
일에 마음이 무뎌지게 마련입니다.
특별히 교회의 성직자, 수도자들이 앞장서 이러한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여야
합니다.

교우들은 어떤 모습으로 복음적 가난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 재산의 소유권을 인정합니다.
정당한 방법을 통해 돈을 벌어 많은 재산을 갖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할 것인지 아니면 오직 자신의 안락만을
위할 것인지, 그 재산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의해 삶의 결과는
달라집니다.
더 내면적인 차원에서 가난의 실천은 우리 삶의 중심이 예수님인지 아니면
세상 것인지를 식별케 하는 기준이 됩니다.
만일 소유한 재산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 그 재산에 자신의 미래를 걸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분명 신앙인의 길이 아닙니다.
반면에 예수님과 복음의 진리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한 사람의 내면을
차지한다면 보다 올바른 시선과 자유로운 선택으로 소유한 재산을 사용하여
많은 선행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우리는 예수님 아닌 다른 소유물과 세상의 가치에
삶의 중심 자리를 내어줄 수 없습니다.
길을 떠날 때 최소한의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을 우리에게 거듭 요청하고 있습니다.


-유승록 라우렌시오 신부 | 등촌1동성당 주임 겸 17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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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해변을 걷는 이의 실루엣에 지독한 고독이 묻어납니다.
하지만 그의 고독이 마냥 외롭게만 느껴지지 않는 건 그를 감싼 석양빛이
따뜻해서입니다.
빈손으로 길을 떠나는 제자들에게 두려움이 없었던 이유는언제나 예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 때문이었겠지요.
나그네를 품어준 석양빛처럼 우리가 걷는 걸음걸음마다 늘 그분의 충만한
사랑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사진 설명-완차코해변, 페루-장은미 베르나디아 | 가톨릭사진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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