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찬미 예수님! 2월 3일 사제로 서품받은 김윤찬 프란치스코 새사제입니다.
먼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무사히 서품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하느님과 교우 여러분들의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서품을 받기 전에 평생 지향을 두고 살아갈 서품 성구를 정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한 달 피정 중 했던 묵상을 통해 요한복음 15장 9절 말씀인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라는 구절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신학생이 보내는 한 달 피정은 말 그대로 30일이라는 시간 동안
침묵과 기도 안에서 하느님과 깊이 만나는 시간입니다.
매일매일 조용하고 평화로운 힐링의 시간일 것 같지만 사실 마음속은
하루에도 몇 번씩 파도가 밀려오곤 합니다.
24시간 내내 침묵을 지키다보니 문소리, 발소리, 밥 먹는 소리 같이 평소에는
신경쓰지 않던 소리들이 유독 귀에 들어오게 됩니다.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당연히 나는 소리들이지만, 문제는 한 번 귀에
거슬린 소리는 계속해서 귀에 팍팍 꽂힌다는 것입니다.
그럴때면 기도할 때나, 산책할 때나, 밥 먹을 때나 미움과 분노의 감정이
저를 따라다닙니다.
'왜 이렇게 배려가 없지?',
'자기만 피정하나?' 하면서 말이지요.
그때마다 하느님께 용서와 사랑을 청하지만, 좀처럼 잘되지 않는
제 자신을 보며 부족함과 한계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인간의 힘만으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피정이 끝날 때쯤 얻게 된 결론은 제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를 때, 비로소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용서하고 사랑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사제는 자신부터 먼저 그 사랑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야 그 사랑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부터 먼저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무르며, 앞으로 만나게 될
많은 사람에게 하느님을 드러내는 사제로 살고 싶은 소망을 담아
서품 성구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사제의 삶,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신자분들의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김윤찬 프란치스코 신부(원당 부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