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찬미예수님, 작년 1월 말 부제품 준비 피정의 기억입니다.
여주에 있는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피정의 집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산을 오르는 산책로를 따라,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의 길이
있습니다.
묵주기도의 길은 처음 접했는데, 신비에 관한 성화들이 굽이굽이 놓여
있었습니다.
성화 덕분에, 관련된 구절을 떠올리며 묵상하기에 참 좋
았습니다.
천천히 묵주기도를 드리며, 특별히 빛의 신비4단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심을 묵상하며 조금 오래 머물렀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이 말씀을 떠올리고 머무르다가, '듣지 못했던 저의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도, 함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못했음을
돌아보았습니다.
전례 안에서 기도문을 바치며, '복음 선포의 자리'에서 듣는 마음을 청해왔고,
끊임없이 외쳐왔습니다.
그런데도 '듣는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참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분명해진 것은 제 두려움과 마주하는 것이었습니다.
변모의 장면에 머무르며 예수님을 바라보지 못하고, 엎드려 있는 제자의
모습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묵주기도의 길에선 알아차리지 못했던, 예수님의 첫 말씀이 오래 남았습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7).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하신 하느님의 말씀 직후에 전해진
예수님의 첫 말씀입니다.
가까이 다가오시며 손을 대고 전해주시는 그 말씀은 참 따뜻했습니다.
제가 앞으로 사제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우선에 두고 평생 기억하고자
하는 말씀으로 "너희는 그의 말을들어라"(마태 17,5)라는 말씀을 정했고,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7)하신 말씀도 함께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방황하고 냉담하던 시기도 있었고, 신학생으로 살아온 10년 동안의
여정 동안에도'듣지 않으려'는 유혹이 참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제의 길에 서 있는 이유는 '듣는 마음'을 계속해서
청했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도 제가 다짐하는 들음의 여정에 큰 힘이 되어주기에
옮겨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로마 10,17).
앞으로의 사제 삶 속에서,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웃들과 서로
사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 글을 보아주시는 교우분들께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기도로 동행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지면을 빌어 감사 인사드립니다.
-김일현 요셉 신부 (새사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