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기적(신비)을 만드는 감사

2019. 10. 3. 오전 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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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적(신비)을 만드는 감사

 

 

신학생들은 인사를 참 잘한다. 하루에 몇 번을 만나더라도 그 만나는 순간마다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물론 신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신학교 신부들이 양성 책임자이기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의무(?)라서…'라고 부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록 그들의 행동이 의무적인 예절행위에 따른 인사라고 하더라도 신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통해 예절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학교의 사제들 또한 신학생들의 인사를 통해 전해오는 따사로운 마음을 느끼며 그들이 사제직에 어울리는 품성을 체득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울러 나 자신도 그들에게 존중과 인정을 받고 있다는 느낌에 마음이 뿌듯해진다. 그 결과 나는 신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싶은 마음이 내면에서부터 피어오르게 된다.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 열 사람을 고쳐주시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자신의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온 사람은 단 한 사람, 이방인으로 치부되는 '사마리아 사람' 뿐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예수님께 감사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온 사마리아 사람이 '치유의 기쁨'(15절)만을 얻은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구원'(19절)이라는 놀라운 신비를 체험한 것이다. 그의 병이 치유되었다는 사실은 '죄인'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참다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전환기요, 새로운 탄생을 의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병이 치유되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다른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 주님의 은총으로 일생을 병고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그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예수님께 돌아감으로서 육체의 치유만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하는 즉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과 기쁨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치유에 대한 감사를 통해 그는 영원한 삶으로 새롭게 초대받는다. 제1독서에서도 이방인인 나아만은 엘리사로부터 나병을 치유 받고 돌아가면서 흙을 청하며 '주님 말고는 다른 신에게 희생 제물을 드리지 않을 것'(2열왕 5,17)을 고백한다. 그 역시 병의 치유를 통해서 육신적인 치유만이 아니라 영적인 치유를 받은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대개 기쁨보다는 고통을 더 쉽게 감지하여 마치 우리 삶 속에서 주님께 감사할 것이 없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필립 4,6) 주님께 나아갈 때, 우리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신비를 체험할 것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주님께서 주시는 수많은 은총을 매 순간 발견하고 감사할 수만 있다면…. -노희철 (베드로)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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