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따뜻한 손길
그분의 따뜻한 손길에 내 영혼에 닿는 순간 내 인생의
봄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언젠가 시름시름 앓고 있던 병이 깊어져, 회복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삶이 참 막막할 때가 있었습니다.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한창 꽃피어 날 나이에 맨날 이 병원 저 병원 순례를
하다보니, 자신이 너무나 비참하고 세상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루 하루가 온통 짙은 회색빛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계절은 늘 혹독한 겨울이었습니다.
몸이 아프다니 매사에 위축되고 의기소침해졌습니다.
지나가는 아무 것도 아닌 말 한 마디에도 마음이
크게 상하고 가라 앉았습니다.
그 절박한 순간에 마음이 참으로 따뜻하고 인자하신
한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저를 바라보는 눈길이 측은지심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분에 제게 건네시는 몇 마디에, 그간의 고통과 서러움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그 오래 세월 얼마나 고생이 많았습니까?
몸과 마음은 늘 함께 갑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너무 비관적으로도
생각하지 말고, 일단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좋겠습니다.
병에 대해서는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꼭 낫게 해드리겠습니다.”
그 자상한 눈길, 따뜻한 음성이 제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는 순간,
저는 길고 지루한 병으로부터의 치유가 시작되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예수님 제자 중의 제자이자 여사도
마리아 막달레나도 비슷한 체험을 하셨습니다.
복음서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는 한때 일곱 마리 마귀가 들렸던
여인이었습니다.
일곱 마리 마귀’란 표현 만으로도 그녀의 병세가 얼마나
깊었던가를 쉽게 짐작할수 있습니다.
한 마리 마귀 대적하기도 힘든데, 오랜 세월 동안 일곱 마리
마귀와 대적하느라 지칠대로 지친 심신을 이끌고 하루 하루
견뎌 내느라 얼마나 힘겨웠겠습니까?
아마도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던 마리아 막달레나였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빨리 세상을 하직하는 것이 더 낫겠다
싶었던 그녀였습니다.
그런데 은혜롭게도 이런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깁니다.
은혜롭게도 그녀는 삶의 막다른 골목길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