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탈출 24,7)

2018. 6. 18. 오전 5:23:35

글자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탈출 24,7)

 

 

가족들과 함께 먹는 따스한 밥 한 그릇과 혼자서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는 밥, 어떤 밥이 더 맛이 있을까요? 단순히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같은 음식이 차려진 상을 혼자 먹는 것보다는 둘이나 셋이 먹는 것이 더 맛있게 보입니다. 밥을 먹는 것은 단순히 그때그때를 살아갈 영양을 섭취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생명을 나누는 자리이기에, 혼자가 아니라 함께 먹어야 그 기쁨이 배가 됩니다. 하지만 오늘날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함께 먹을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또는 함께 식사하는 것이 불편해서 혹은 요즘 사람들 대부분 그렇게 지내서 그런지 일명 '혼밥'이 크게 이상하지 않은 오늘입니다. 그런데 밥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의 여러 자리에서도, '함께' 하기보다는 '혼자' 하는 경우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하느님을 믿고 교회 안에서 여정 중에 있는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는 미사 잔치 안에서 우리는 '함께'인 것일까요? 우리 모두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라고 선물로 주신 성체성사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나 되는 '우리'인지, 또 그 사랑을 함께 간직한 공동체로서 '함께'인지 되물어봅니다. 지극히 거룩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세상 안에서 빛이 되라는 말씀을 듣고 부르심에 답한 우리 모두에게 생명을 주는 양식, '밥'입니다. 끼니를 때우려고 먹는 그런 밥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이 담뿍 담긴 따스한 밥입니다. 혼자 먹으라고 따로 챙겨놓은 밥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 하나 된 형제자매가 함께 먹는 밥입니다.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먹고 마셔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배부른 우리가 이렇게 응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응답한 이스라엘 민족들의 외침에 우리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성체와 성혈을 이루는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도 하느님과의 계약을 늘 새롭게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 (탈출 24,7) -한곤 프란치스코 신부 (청소년사목국 차장)-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기도.묵상 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