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힘
예수님은 제자들 앞에서 당신의 모습을 온전히 변화시키십니다.
예수님의 옷이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렇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전하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높은 산에서, 놀랍게 천상적 모습으로 변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인간적 언어로 표현할 수 없기에 그저 새하얗게 빛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수님의 변모는 단순히 우리로 하여금 현실에 만족하라고
보여주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제자들에게 어려움이 닥칠 터인데, 그때 당황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어려움과 시련을 잘 견디어내라는 의도일 것입니다.
곧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미리 하늘나라의 기쁨을 제자들에게 잠깐 보여주신 것입니다.
기쁨은 항상 시련과 고통을 수반합니다.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이를 ‘무서운 역설의 진리’라고 말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시면서 고통을 주시고, 고통과 시련을
주시면서 기쁨과 희망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아브라함도 이러한 역설의 진리를 체험합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그가 늘그막에 어렵게 얻은 외아들 이사악을 모리야
땅으로 가서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합니다.
인간의 판단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말씀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시자는 것인지….아브라함은 수없이 고뇌하고 생각하면서,
아들 이사악을 데리고 모리야 산으로 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끝까지 당신께 순명한 아브라함에게 더 많은 축복으로
보답해주십니다.
우리 인간의 삶도 그러할 것입니다.
어떤 때, 우리 앞에 전혀 해결될 것 같지 않은 문제들이 있을 때, 하느님은
이를 생각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시켜주시며, 우리에게 기쁨을 주십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예수님의 변모는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느님 나라에서의 최후의 복락을 생각하고 희망한다면,
우리들의 삶에서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에도 결코 좌절하거나 힘들어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마르 9,5)
-김희남 베드로 신부(전주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