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정과 새해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이곳 현지인들(케이프타운) 거의 대부분은 크리스마스 휴가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 1주일에서 2주일 어떤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마치 우리 한국의 설날이나 추석같은데, 그래서 시내는 텅텅 비고
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곳 휴양지는 유럽 사람이나 외지 사람으로 붐비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마음속에 성탄은 적어도 1년에 한번 가족들이 모여 고향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의 연말 연초의 삶을 지켜보면서 오늘 성가정 축일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과
중요성에 대해서 한 번 더 묵상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성가정을 묵상하면서 저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을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각자의 역할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아들 예수, 이 세 분은 주님으로부터 주어진
각자의 사명을 잘 깨달았고 성실히 수행했으며, 신앙 안에서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 사랑을 자신의 가정 안에서만 실천한 것이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그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였던 모습입니다.
성가정의 빛은 자신만 밝혔던 것이 아니라 이웃과 그 가정들에게도 어둠 속에서
빛나는 사랑을 나누었던 것이지요.
어떤 가정은 불화와 반목이 있고, 심하진 않더라도 오해와 다툼이 종종 발생합니다.
또 다른 어떤 가정들은 서로간의 가족애는 좋으나, 자신들의 가족만 생각하여
다른 이들과의 연대나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 성가정 축일을 맞이하여, 전자의 경우든 후자의 경우든 주님의 도우심으로
예수님의 성가정의 모습을 닮기를 기도 드립니다.
마침 성가정 축일인 오늘은 2017년의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주님께서는 가족이 함께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설령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기도 안에서 가족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주님께서 가족과 새해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는 의미에서 제가 읽었던
책 가운데 일부분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인생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될 것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깨닫게 되면, 전혀 다른 측면에서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저 너머에, 스캇 펙)
-하정호 안드레아 신부 (교포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