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福되어야
어떤 사람은 특별해지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야 자신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뭔가를 아주 잘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의 삶은 아주 피곤하고 힘겹습니다.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에 매여 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특별함과 전문성이 통하지 않으면 스스로 슬픔과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그것이 과하게 되면 평범함마저 잃고 되레 다른 사람에게
부담과 좋지 않은 편견을 주고 맙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반기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사람은 특별하고 뛰어나기 전에 복(福)되어야 합니다.
뭔가 특별하지도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자신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복이 묻어나도록 사는 것이 먼저입니다.
말(言)에서나 마음 씀씀이에서나 얼굴 표정에서나 부드럽고 따뜻함을 간직하며
사는 것이 복되게 사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복된 삶을 사는 이에게 다가와 정(情)도 붙이고 우정도 사랑도
나눕니다.
정도주고 사랑도 나눌 사람이 많은 이야말로 행복한 사람, 복된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민수 6,25-26)."
하느님은 축복 그 자체이시고 평화 그 자체이십니다.
그런 하느님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 우리가 축복과 평화를 얻는 길, 곧 신앙의
길입니다.
하느님은 축복과 평화 가득한 당신의 얼굴을 결코 우리에게 감추시거나 돌리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찾고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그 축복과 평화를 가득 채워주십니다.
"사람의 마음은 그의 얼굴을 좋게도 나쁘게도 바꿔 놓고,
행복에 싸인 마음의 기운은 밝은 얼굴에 나타나게 마련(집회 13,25-26)"이라는
말씀대로, 하느님을 찾고 그분의 얼굴을 바라보며 축복과 평화를 간직한 이의
얼굴은 모두에게 복됩니다.
복음에서,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들판의 평범하고 순박한 목자들은 천사가
일러준 대로 예수님을 찾아가 그분의 얼굴을 뵙고 나서 기쁨과 찬양에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목자들만이 아닙니다.
그것을 지켜보신 성모님과 요셉 성인도 그러하였습니다.
예수님도, 그분을 바라보고 있던 그 자리의 모든 사람도 모두 복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가정과 공동체의 모범이 됩니다.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특별하고 대단해서 평화롭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얻은 그 마음으로 곁에 있는 사람을 마주함으로써 평화와
행복이 오는 것입니다.
한 해의 첫날인 오늘, 내가 먼저 그 복된 사람의 삶을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강희재 (요셉)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