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갑자기 오더라도'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오늘 제1독서에서 선포된 것과 같이,
'오래전부터 당신께서 다스리지 않는 자들처럼, 당신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자들처럼 되었습니다(이사 63,19)'와 같은 자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던 것 같습니다.
기도는 잘 하지 않고, 이웃사랑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린 지
오래되었고, 그저 하느님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이
나 자신만을 위해 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지금 주님이 나를 찾아오신다면 전 겁부터 납니다.
그런데,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를 통해 말씀하신 이 말씀은,
한창 겁먹고 있는 저를 위로해주시는 주님의 모습인 것만 같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주실 것입니다
(1코린 1,8)."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그날에는 우리를 '왜 그렇게 살고 있니?'
라고 우리를 책망하거나 벌주기 위해서 오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흠잡을 데 없는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시기 위해 오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예수님의 '다시 오심'은 기다려 볼만합니다.
어서 오셔서 이 죄 많은 나를, 혹은 우리를 흠잡을 데 없는
'당신 손의 작품(이사 64,7)'으로 변화시키러 오신다면 정말로 깨어
기다릴 정도로 설렐 것입니다.
'주인이 갑자기 오더라도'(마르 13,36)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주인이 하루라도 빨리 오셔서 흠잡을 데 없는 당신이 만드신
작품으로 다시 만들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입니다.
신약성경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요한 묵시록 22장 20절에서처럼,
주인이 "그렇다. 내가 곧 간다"라고 하면, 우리는 형제들끼리 서로
얼싸안으며,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하고 응답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박재석 안셀모 신부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