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2017. 10. 12. 오전 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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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우리 집에는 100년 가까이 신앙생활을 해 오신 분도 계시고, 1년도 안 된 분들이 임종 대세를 받고 주님께 가신 분도 계십니다. 하느님께서 그분들을 모두 똑같이 대우하신다면 투덜거리며 언짢아해야 할 일일까요?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를 말씀하십니다. 세상 돌아가는 시간과 질서에 발맞추어 모범생으로 살아온 어떤 이들은 오늘 말씀에 복음의 기쁨을 누리기는커녕 분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온종일 고생한 사람과 한 시간만 일한 사람이 똑같은 품삯을 받으면 공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일을 했으니 더 많은 대우를 해주던지, 아니면 늦게 온 사람들을 그만큼 덜 받게 하던지…. 이렇게 ‘더’와 ‘덜’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포도밭 주인으로 언급된 하느님께서는 이른 새벽부터 일한 사람도 살피시지만, 온종일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배제된 사람과 그 가족까지도 살피십니다. 일꾼들이 몇 시간 일했으며,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공로를 쌓았는지는 관심도 없는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못한 성과를 냈어도, 보잘것없는 역할을 했을 뿐인데도, 당신의 초대와 부름에 응하기만 해도 된다는 듯이 모두를 살피십니다. 각자에게 필요한 만큼 부족함 없이 후하게 주십니다. 그럼으로써 예수님을 향해 들려주신 진심 어린 소리를 보잘것없는 우리에게도 듣게 하십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ㄴ) 그렇다면 하늘나라를 희망하는 사람은 남들이 이룩한 성과에 주눅이 들 필요도 없고, 자신의 더 나은 성과에 기고만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똑같이 사랑받는 아들딸이니까요. 그렇게 우리의 신원을 확인하였으니, ‘그러면 됐네.’하고 그만둘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공정함이 구현되는 하늘나라를 희망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을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미 하느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 참조)고 하셨습니다. 그런 만큼 세상이 내세우는 실용과 상식의 잣대에 어디서 누가 밀려나고 기회마저 얻지 못하고 있는지 공동체와 함께 잘 살펴야 합니다. 또 어디서 어떤 이들이 하느님의 공정함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또 그런 공정하지 못한 현장에서 교회 공동체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함께 기도하며 주님의 포도밭으로 향해야 합니다. 그럴 때 그리스도와 하느님의 진리가 공동체를 통해서 그 모습을 더 뚜렷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정식수 마지아 신부(데레사 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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