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그리스도, 나의 참 생명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는 늘 이렇게 스스로 묻곤 합니다.
"그리스도는 나에게 어떤 분인가?"
특히 부활시기를 지내며 우리는 이렇게 또 한 번 묻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지난 주 성소주일을 지내면서 우리는 그 답 중에 하나를 이미 얻었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나의 착한 목자이시다."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의 질문에 대하여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또 다른 답을
우리에게 줍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요한 15, 5)
다시 말해서, 나무줄기와 그 가지들처럼, 예수님과 우리는 그렇게 존재합니다.
주변의 아무나무라도 자세히 살펴보면 이 비유가 가지는 의미를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모든 나무들은 그 뿌리를 통해 물과 양분을 흙에서 끌어오고 그 줄기를 따라
위로 보내어, 마지막으로 작은 가지들과 가느다란 이파리까지 전해줌으로써
살게 됩니다.
나무가 살아있는 동안 줄기를 통하는 생명과 가지까지 전해지는 생명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 5)
하지만 가지가 나무줄기에서 잘려나가면 그 생명력을 즉시 잃어버립니다.
그 가지는 시들고 말라서 결코 다시는 열매를 맺지 못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주님께로부터 멀어진 그리스도인들은 말라빠진 나뭇가지처럼
아무런 영적 열매를 맺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참 생명이신 그리스도 곁에 온전히 머무를 수,
아니 온전히 매달릴 수 있겠습니까?
오늘 두 번째 독서에서 요한 사도는 우리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요한1서 3,24)
"그리고 우리가 청하는 것은 다 그분에게서 받게됩니다.
우리가 그분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 마음에 드는 것을 하기 때문입니다."
(요한1서 3,22)
교우 여러분, 우리의 참 생명이신 부활하신 그리스도 곁에 온전히 머물기 위하여
그분의 계명, 즉 사랑의 계명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이 계명을 저버리고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인류와 피조물에 대해 미움과 무관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줄기로부터 떨어져 말라가는 가지일 뿐입니다.
교회는 오늘 부활 제5주일을 '생명주일'로 정하여 함께 기념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들 뿐만 아니라 이 땅 위의 모든
숨 쉬는 피조물들이 사랑의 계명을 지킴으로써 참 생명이신 그리스도 곁에
온전히 머물러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이범주 사도요한 신부(교구 사법대리 겸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