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첫날 저녁에…
주님께서 부활하시어 나타나셨습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눈앞에 나타나신 주님을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분명 주님을 직접 무덤에 모셨는데 바로 그분이 멀쩡히 살아서 지금 눈앞에
서 계십니다.
못 자국이 선명한 두 손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보니 주님이 확실합니다.
다시 살아나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믿을 수밖에 없는데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너무나도 그리운 주님을 다시 만나게 돼서 너무나도 기쁜데 어떻게 기뻐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그냥 또 말없이 사라지시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그분을 놓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그래도 놀랍고 떨리는 가슴을 어찌해야 할지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서 너무나 반갑고 환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시면서 평화를
빌어주십니다.
사실 주님은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이십니다.
하지만 반갑고 떨리는 가슴을 주체하기도 어려운데 평화라니요?
머리가 온통 뒤죽박죽 혼란스러운데 평화라니요?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문을 잠근 채 숨죽이고 있는데 평화라니요?
이 상황에서 주님이 하시는 말씀을 도무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놀란 토끼마냥 눈이 휘둥그레져서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으신지,
주님은 싱글벙글 웃고 계십니다.
확실히 주님이 맞습니다.
그분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금 이렇게 눈앞에서 너무나도 평화롭게 미소 지으시는 그 모습을 보니
예전에 뵙던 주님이 확실합니다.
그분이 정말로 부활하셨습니다.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겠다고 하신 그 말씀이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그 말씀이 사실 그대로였습니다.
확실히 그분은 주님이십니다.
죽음을 이기고 다시 부활하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이제는 믿을 수 있습니다. 아니 믿습니다.
"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부활하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제는 말씀 하나하나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이시니까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어디로 보내신다는 말씀일까요?
또 헤어져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성령은 또 뭐죠?
누구를 용서해 주라는 건가요?
갑자기 나타나셔서는 뜻 모를 이야기를 하시니 어리둥절하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
일단은 그냥 부활하신 주님을 반기고 보렵니다.
-이근덕 헨리코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