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마태 25,21)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보통 이날은 본당 평신도대표 중에 한분이 강론을 하기 때문에 평신도 주일 강론을
준비하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어떤 말씀을 나눌까?
고민하다가 오늘 복음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라는 마태오 복음 25장 21절의 말씀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세상 한복판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평신도의 사명에
대해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위의 구절이 떠오르며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우리 모두 하느님 앞에서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예수님이시라면 오늘 강론
시간에 교우들에게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라고 격려부터 하셨을 것이다.'
그래서 저도 지금부터 예수님의 흉내를 내어볼까 합니다.
한국 교회를 이야기 할 때면, 교회 시작부터 유난히 평신도들의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하곤 합니다.
교회 초창기뿐만 아니라 박해시대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 까지 교우들의
역할이 누구보다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거창하게 교회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 본당의 설립과 성장을 돌아볼 때면
교우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보편 교회 안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평일 미사시간에도 성전에서 많은
교우들이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직장과 가정생활에 지칠 만도 한데, 많은 교우들이 다양한 사도직 안에서 교회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합니다.
언론 등에 자주 등장하는 미담의 주인공 손에 묵주반지가 보이고,
'그래도 천주교 신자들은 다르다. 착한 일을 많이 한다.'는 말들이 자주 들립니다.
이 밖에 일일이 열거하지 못해도, 교우들이 교회 안팎에서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 교회 안에 다양한 조사에서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인의 삶'이 일치하지
못한다는 것이 자주 지적되곤 합니다.
아프지만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우리를 너무 부정적인 틀 안에 가두어 두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교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격려와 칭찬에 인색하지 말고, 서로를 신뢰하고,
더 좋은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마태오 25,21)
-이재화 안셀모 신부(마두동 협력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