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줄 이야기 - 김용관

2009. 4. 28. 오전 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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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줄 이야기 - 정산 김 용 관

날씨 변화에 따라
사랑하는 방법도 다른가보다
땡볕 쏟아지는 날 아버지가 어머니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지쳤는지 다리를 잡고 똘똘 감아버린다


절절이 찌든 세상의 곡절 다 털어내다가
살점이 떨어져나가 실핏줄만 남아도
그리 좋을 수 없다고 하얗게 웃는다.


바람에 휙 날리면 이별한 거리만큼 떨어져
애처롭게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아버지의 잃은 사랑의 눈물도 보이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피가 마를 때까지 사랑을 한다.
겨울에는 공간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방과 베란다를 오가며 몸을 흔들지도 않고 꼭 껴안아
짙은 물방울 피가 마를 때까지 뱀처럼 사랑을 한다.


사랑은 좋은가보다. 사랑은 빈 마음이라도 좋은가보다
부러진 허리나 다리 같은 것은 장애가 아니라는 듯
구겨진 마음도 몸도 절정에 다다르면
하늘을 향하여 넋을 잃고 춤을 춘다.

 

댓글 1

  • 2009년 4월 28일 오전 10:51

    어젠 그 퍼붓는 빗 속에서 온 마음과 몸을 다 맡기고...하루종일 젖어 있었죠.

│ 야 │영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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