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나의 친구여 / 최명운
친구여 넉넉한 한가위라네
여기가 어디인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삶이란 가시밭길에서 찔리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왔네
누군가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거 같아
정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 시점 지천명 중반에 들어서니
그 옛날 친구와 내가 동구 밖 다리 위에서
4홉짜리 소주 세 병에 새우 깡 놓고
밤새워 보름달을 보며
밤이슬에 옷이 젓는 줄도 모르고
술을 마시던 생각이 나네
친구가 생각 나는군
추석이 든 8월 달 이웃동리에
산모퉁이 돌아 놀러 갈 때
알밤이 벌어진 밤나무에 걸린 보름달을 보았었지
오늘 같은 날은 밤새 걸어도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다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네
갈잎처럼 채색된 빛 바랜 기억이랄까 추억이랄까
굽이쳐 흐르는 강물처럼
처연히 떠있는 반달처럼
가슴으로 싸하게 밀려오네.
도깨비뎐
率享崔明雲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