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안쪽까지 꽉 들어차는
밟지 않아도 아프게 밟히는 소리
서러울 대로 서러워서
동행하는 그림자가 더 쓸쓸할 때
보고 싶다는 말이 사치스럽도록
나뭇잎 여럿 소리없이 지는데
남은 잎들은 붉게,
붉게 연애질인데
물기 남은 잎맥의 길을 따라
동행하는 낮 달이 서글퍼서
가을, 가을 하며 소리 내어보면
입 밖으로 흐르는 붉은 잎들
그래서 그리운 것들은 더 퍼덕이고
농익은 하늘은
붉은빛 몸살을 앓게 한다
아프게 탈선하는 계절
가을, 그대 품에 기대어
코스모스 같은 문양을 찍고
남은 신경 줄에도
국화잎 찬물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