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마태오 2,1-12

2012. 1. 8. 오전 7: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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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제1독서 이사야 60,1-6

예루살렘아, 1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2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3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 4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 그들이 모두 모여 네게로 온다. 너의 아들들이 먼 곳에서 오고, 너의 딸들이 팔에 안겨 온다.
5 그때 이것을 보는 너는 기쁜 빛으로 가득하고, 너의 마음은 두근거리며 벅차오르리라. 바다의 보화가 너에게로 흘러들고, 민족들의 재물이 너에게로 들어온다. 6 낙타 무리가 너를 덮고, 미디안과 에파의 수낙타들이 너를 덮으리라. 그들은 모두 스바에서 오면서 금과 유향을 가져와 주님께서 찬미받으실 일들을 알리리라.


제2독서 에페소 3,2.3ㄴ.5-6

형제 여러분, 2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나에게 주신 은총의 직무를 여러분은 이미 들었을 줄 압니다. 3 나는 계시를 통하여 그 신비를 알게 되었습니다. 5 그 신비가 과거의 모든 세대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령을 통하여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 6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복음 마태오 2,1-12

1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2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4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5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6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7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 8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9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10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11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12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어제는 올 1월 10일에 사제서품과 부제서품을 받는 서품대상자들 피정 파견미사에 다녀왔습니다. 저 역시 이들처럼 대품피정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제로 살아온 지 14년이 되었더군요. 시간이 정말로 빠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오늘 은퇴하시는 인천교구 신부님이 떠올려 집니다. 1965년에 사제서품을 받으신 신부님께서는 48년째 사제로 생활하고 계십니다. 정말로 오랜 시간을 사제로써 열심히 살아오셨지요. 그런데 아마 이 신부님께서도 이러한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요?

“시간 참 빠르다.”

이렇게 빠른 시간 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빠른 시간을 헛되게 보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즉, 후회할 일들을 만들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지요.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서른 살이라는 최연소 나이로, 세계 100대 대학, 중국 3대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 푸단 대학 교수였던 위지안의 책입니다. 그녀는 서른 살에 인생의 정점에 오르지만, 그 순간 말기 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지요. 온몸에 전이된 암세포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을 글로 적기 시작했고, 2011년 4월에 이 세상을 떠난 뒤 그녀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녀가 했던 말 중에 감동적인 말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삶의 최후 순간까지 혼자 싸우는 게 아니었다. 고개만 돌려보아도 바로 옆에, 그리고 뒤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나중에 더 많은 미소를 짓고 싶다면 지금 삶의 매 순간을 가득가득 채우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든.”

빠른 시간 속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직도 많은 시간이 있다는 착각 속에, 그리고 정작 해야 할 일들을 뒤로 한 채 쓸데없는 것들에 온 힘을 쏟는 어리석음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아, 복음은 동방박사가 예수님을 찾아 경배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시대도 아니었습니다.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경배하기 위해 낙타를 타고 또 걸어서 힘들게 오랜 시간을 거쳐 이스라엘의 베들레헴까지 옵니다. 단순히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만을 바라보면서 말이지요.

우리 역시 메시아를 찾아가는 동방박사들처럼 주님을 찾으러 떠나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주님께서 우리 곁에 오셨기 때문에, 굳이 먼 곳을 떠날 필요가 없습니다. 그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사랑을 실천한다면, 우리 곁에 계신 주님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빠른 시간 속에서 주님이라는 큰 별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그것은 바로 사랑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은 친절이다. 친절은 인간의 결점 목록에 이웃 사람의 허물을 끼어 넣지 않게 만든다.(L. 보로스)



과연 맞는 말일까?

대품피정자들과 주교님 그리고 신학교 신부님들과 피정을 마치며 한컷.

한 정신병 환자가 바나나를 소금에 찍어 먹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의사는 이 모습을 보고는 물었지요.

“아니 왜 바나나를 소금에 찍어 먹습니까?”

그러자 환자가 의사를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렇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의사선생님도 참 이상하시네요. 이렇게 짠 소금을 어떻게 그냥 먹습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맞을까요?

문득 우리들 역시 자신의 틀에 갇혀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말이 맞다고 우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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