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5일 주님 공현 전 목요일-요한 1,43-51

2012. 1. 5. 오전 7: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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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5일 주님 공현 전 목요일

제1독서 1요한 3,11-21

사랑하는 여러분, 11 여러분이 처음부터 들은 말씀은 이것입니다. 곧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2 악마에게 속한 사람으로서 자기 동생을 죽인 카인처럼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가 무슨 까닭으로 동생을 죽였습니까? 자기가 한 일은 악하고 동생이 한 일은 의로웠기 때문입니다.
13 그리고 형제 여러분, 세상이 여러분을 미워하여도 놀라지 마십시오. 14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는 것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 안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15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모두 살인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살인자는 아무도 자기 안에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16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그 사실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17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18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 19 이로써 우리가 진리에 속해 있음을 알게 되고, 또 그분 앞에서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20 마음이 우리를 단죄하더라도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보다 크시고 또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21 사랑하는 여러분, 마음이 우리를 단죄하지 않으면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복음 요한 1,43-51

그 무렵 43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기로 작정하셨다. 그때에 필립보를 만나시자 그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44 필립보는 안드레아와 베드로의 고향인 벳사이다 출신이었다.
45 이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말하였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46 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7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48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49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50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51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신부님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술 한두 잔을 주고받는 자리였지요. 저는 오랜만에 만난 어떤 신부님께 술잔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부님께서는 “제가 요즘 독감에 걸려서요. 제가 마시고 드리면 신부님도 독감 걸리실까봐 차마 그렇게 할 수가 없네요. 그냥 제가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감기는 전염성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골탕먹어봐라’는 심정으로 자신의 독감 균이 묻어 있는 잔을 제게 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생각하는 마음에 그렇게 하시지 않은 것이지요. 하긴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나쁜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부모가 독감 걸렸을 때, 자녀 앞에 대놓고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자녀의 입에 몸에 안 좋은 담배연기를 일부러 불어넣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니까요.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것을 전하기보다는 좋은 것을 전하려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감기 균보다 또 담배연기보다 더 치명적인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언어의 독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재채기처럼, 담배연기처럼 마구 쏟아내고 뿜어냅니다. 즉, 자신만이 옳다는 그릇된 판단에서 나오는 언어의 독을 얼마나 많이 내뱉고 있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들처럼 언어의 독을 내뱉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당신의 행동으로써 먼저 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장면을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필립보를 보시고 말로써 설득하시지 않습니다. “나를 따라라.”고 이르신 뒤, 당신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게끔 하십니다. 이러한 체험을 한 필립보였기 때문에, 그 역시 나타나엘을 말로 설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와서 보시오.”라고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 역시 주님의 기쁜 소식을 말로만 전해서는 안 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부족하고 나약한 말로써 주님을 드러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주님께서 당신이 직접 보여주신 모범의 삶을 우리의 모습 안에서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전교 방법이었고,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행해야 하는 모습인 것입니다.

오늘 독서를 통해 요한 사도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이 사랑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로만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목숨을 내놓으셨기 때문에 우리가 주님의 사랑이 대단하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만이 진정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다고 요한 사도는 말씀하십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만 배운다(괴테).



나를 위한 사랑의 실천

사랑 때문에 이 땅에 오신 예수님. 답동성당 구유입니다.

비관적 상황에 처한 암환자의 투병 의지를 북돋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기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희생, 봉사, 나눔 등의 사랑의 실천은 내가 다른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만드는 것으로,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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