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가 복음 11장 27~28절 | ||
|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 군중 속에서 한 여자가 큰소리로 “당신을 낳아서 젖을 먹인 여인은 얼마나 행복합니까!” 하고 외치자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고 대답하셨다. | ||
| 불효자식 김강정 신부 | ||
| 저는 사제관에 어머니를 모시고 삽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주방의 식복사로 부려먹는 셈입니다. 평생을 아들 사제를 위해 뒷바라지를 하시는 어머니. 자식된 도리 한번 못해드린 불효의 죄를 늘 가슴에 안고 삽니다. 살면서는 어머니께 몹쓸 짓도 참 많이 행했습니다. 종처럼 부려먹는 건 고사하고, 사목에서 받는 잡다한 스트레스를 다 쏟아붓기도 합니다. 제가 부려대는 짜증과 신경질은 모조리 어머니의 몫입니다. 가끔씩 아들 사제를 칭찬하는 소리에 귀가 얇아지시는 어머니, 그럴 때마다 더 엄히 꾸짖는 아들의 모습을 늘 눈물로 봉헌하며 살고 계십니다. 자식 자랑을 한 가닥 위안으로 삼고 싶어하시거늘, 그마저도 빼앗을 수밖에 없는, 저는 역시나 불효자일 따름입니다. 생각할수록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인간적인 정리(情理)에 붙들려서는 안 되기에, 모질 수밖에 없는 길을 고집하는 것입니다. 버렸다면 버린 것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지울 수 있어야 합니다. 버릴 수 있을 때 누릴 수 있고, 잃었을 때에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신앙의 진리를 놓쳐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길에서만이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 저미도록 받아안겠습니다. 버렸을 때에야 비로소 행복해졌습니다. | ||
| 동태국 | ||
| 너나없이 어렵게 살던 시절에 어쩌다가 상에 오른 동태국이 어찌나 맛있던지 지금까지 그 맛을 잊지 못합니다. 산촌에서 나고 자란 탓으로 쉽게 맛볼 수 없던 까닭도 있겠지만 내가 ‘어두일미’라는 말을 배우고도 한참 후에 동태 대가리의 오묘한 맛을 느끼면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나는 토막 낸 동태의 가운데 부위를 좋아했고 어머니는 내가 먹지 않는 머리만 드셨습니다. 우리가 도회지로 나와 살게 되면서 어머니는 동태국을 자주 끓였고 그때마다 늘 머리만 잡수셨습니다. ‘왜 대가리만 드시느냐’는 아들에게 ‘머리가 맛있지 살이 무슨 맛이 있느냐’고 대답하셨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언제부터인가 나도 그 어두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니 자연히 머리 쪽에 손이 자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어머니께서 갑자기 살코기만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도 머리 좋아하시지 않느냐’는 아들에게 이번에는 ‘대가리가 먹을 게 어디 있느냐. 살코기가 맛있지’ 하고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자식이 어두, 특히 동태 대가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고는 당신의 입맛을 스스로 바꿔버린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내게는 동태국이 한낱 생선국이 아니라 바로 ‘어머니의 조건 없는 무한한 사랑’ 그 자체인데,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의 그 사랑이 하느님의 자비를 생각하게 합니다. - 형문창, 전북 전주시 송천동2가 | ||
생활성서사 소금항아리(10/9)
2004. 10. 9. 오전 11: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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