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
임 길 성 발렌티노
화창한 날은
화사한 옷으로 치장하고
아내와 그냥 나들이를 하고 싶다
내 마음을 읽은
아내의 얼굴 씻는 맑은 물소리
어느 사이 문틈으로 흘러나오고
마음이 들뜬 내 안으로
한 줄기 밖의 빛이
아주 따스하게 감싸고 돈다
나무 속에 살면서
새가 되어 살면서
어린아이처럼
마냥 즐겁고 싶다
흥겨워 휘파람 소리를 내는
나의 팔에 아내는 감겨 온다
내게 익숙한 머리 내음과
눈가에 내린 잔주름 가득
잔잔한 사랑이 밀려온다
마음운 벌써
아내를 업고
저만치 가고 있다 <한맥문학 신인상 작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