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을 시작한 지난 2000년은 저에게는 여느 해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달리기를 내 생활의 소중한 일과로 여기면서 끈기있게 계속해 65세에 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하여 정해진 제한시간보다 훨씬 빠른 시간내에 생애 처음으로 완주의 기쁨을 맛보았으며, 암 수술을 받은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을 경험하고 당하면서, 문득 스쳐가는 역경과 고통, 위기와 기회 이런 낱말들이 주는 참뜻이 무엇인가를 곰곰히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역경은 축복으로 통하는 암시였으며 고통이 준 것은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해 질 수 있는가에 대한 깨우침이었습니다.
지난 날의 암의 고통은 현재의 건강한 청춘의 삶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축복이었으며, 2000년 가을 조선일보 주최 춘천마라톤대회에 내 나이에 맞는 종목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번 즐겨 뛰었던 하프코스(21.0975Km)가 대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없앴다는 기사는 이를 손꼽아 기다리던 나에게 순간 큰 실망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러나 잠시후 석학 아놀드 토인비의 ‘Challenge and Response(도전과 응전)’의 경구가 떠오르면서 인류 역사는 물론 개인의 생애도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는가에 따라 보다 나은 삶으로 바뀔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서 좌절, 포기, 풀-코스 불가능 등의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풀-코스에 참가하겠다는 적극적 응전의 사고로 전환하고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기존의 내 나이에는 하프코스 이상은 뛸 수 없다고 단정했던 그릇된 고정관념의 벽을 뛰어 넘음으로써 풀-코스 완주의 기쁨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성취시킬 수 있었던 것은 매일 쉼없이 꾸준히 운동, 특히 달리기를 함으로써 다져진 건강과 축적된 체력이 바탕이 되어있었다고 여깁니다. 이런 깨달음은 매사에 이어져 늘 하는 아침 운동이 의지와 집념으로 하는 고된 일과가 아니고 즐거워 습관적으로 하게 되는 일상사가 되었으며 , 겨울에 추위와 눈 그로 인한 미끄러움, 여름에 무더위와 비 등등의 자연현상이 바깥 운동을 제한하는 조건들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어려운 여건과 함께 하는 것이기에 더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금년처럼 춥고 눈많이 내린 겨울, 인적없는 탄천(경기도 분당 소재)에서 가로등만이 길을 밝혀주는 눈길을 멀리 뛰면서 진정 운동이란 극기의 과정이며 어려움과 함께 하기에 육체는 물론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금언이 새삼 한층 더 가까이 와 닿습니다.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달리기 예찬은 여기서 이만 접고, 암에 대한 이야기 좀 하렵니다. 1990년도 10월 위 고통자각, 강남성모병원 입원, 수술, 3기말, 생존 가능성 20%에 2년 정도(3년후 집도의로부터 본인이 들음) 몸무게 74kg에서 60kg정도로 거의 황폐화된 몸에 항암제 주사치료, 항암약 복용, 이와 곁들어 집사람의 ‘돌팔이’처방으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약재(운지, 인삼, 영지, 봉령, 와송, 마늘)를 다린 탕제와 야채생즙[유기농야채(무공해), 케일, 시금치, 돌미나리, 사과(오전), 홍당무, 오리, 사과(오후)]을 여러해 동안 복용한 후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면서 사람의 생명을 과학으로 아직 규명할 수 없는 오묘한 신비로 가득차 있어 그 누구도 감히 일반적인 통계치를 기준으로 개개인의 명을 예단해서는 안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사람 모두는 건강한 삶을 늘 추구하고 있는데 창조주께서는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으로 ‘몸에 특별한 질병이 생기기 전, 나이에 관계없이 자기의 조건에 맞게 열심히 꾸준하게 운동하여 식욕이 왕성해지면 먹고 심은 음식물을(기호식품 포함, 단 담배는 제외) 실컷 먹으면 몸이 알아서 필요한 만큼의 영양소를 섭취하고 과다하거나 불필요한 것은 몸 밖으로 내보내 균형잡인 건강을 유지케 하여 삼쾌(쾌식,쾌면,쾌변)의 즐거움을 맞보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경험하면서 건강과 힘이 한계에 이를 때까지 봄, 가을 연속 마라톤 완주의 횟수를 더해 가렵니다.
글을 마감하면서 어려울 때는 저를 각성시켜 주는 “No great achievement is possible without persistent work “(Bertrant Rssell)의 짧은 글귀를 되새기면 마음을 다져 갑니다.
지난 3월 18일 동아일보 주체 마스터스마라톤 대회에서 건강한 몸으로 완주할 수 있도록 선배님과 동기생 여러분들이 보내 준 따뜻한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