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다섯번째 글..

2000. 10. 26. 오전 1:40:47

1
글자

 

 

일찍 일어나는 새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벌레를 잡아먹을 수 있을 테니까.

만일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하지만 만일

당신이 벌레라면

아주 늦게 일어나야 하겠지.

 

쉘 실버스타인

 

 

 

전 게으르답니다.. 그리고 또한 게으름을 사랑합니다..

물론 자랑거리는 아니죠.. 하지만 전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 중 어떤 것을 택하겠냐고 묻는다면 게으른 사람을 택하겠습니다..

부지런함은 제가 추구하는 이상향 같은 것이죠.. 부지런한 사람을 보면 부럽고 그저 좋아보이죠.. 그처럼 부지런한 것을 좋아하고 동경하지만, 그래도 전 게으른 채로 살아가렵니다..

 

그렇게 게으른 저는 그 게으른 성격으로 인해 어렸을 적 엄마에게 야단을 맞을 때 위에 있는 글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만 했답니다..

-저희 집에서 저만큼 게으른 사람이 없거든요.. 저만 유독 그래요..(아무래도 어디서 주워온 게 아닌지....) 하지만 이제는 저희 가족이 제 게으름에 대해서 포기를 넘어서서 드디어 인정을 해주는 단계까지 갔답니다..^^; 얼마 전에 책 한권을 읽었었는데..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책(물론 여기에 쓰인 게으름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게으름이죠..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이 제 책상위에 놓여있는 것을 보신 엄마와 제 동생이 감탄을 했답니다.. 어떻게 책을 골라 읽어도 꼭 저 같은 제목을 골랐냐구요..^^;-

엄만 항상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벌레도 일찍 일어나는 새가 잡는다고 했어. 너처럼 게으른 애는 먹을 벌레가 없어서 딱 굶어죽기 알맞을거야" 라고 말이죠..

 

엄만 제가 새의 입장으로 살아갈거라고 생각하신게 틀림없어요.. 하지만 전 벌레가 될 수도 있죠.. 엄마의 생각대로 제가 새라면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 하겠지만, 반면에 벌레라면 역시 위에 쓰여진 글처럼 늦게 일어나야만이 일찍 일어난 새에게 잡아먹히지 않겠죠..

그게 엄마 잘못은 아니에요.. 엄마에게 있어서 전 소중한 딸일것이고.. 그런 소중한 딸을 자연의 섭리에 의해서 언제나 잡아먹히는 입장인 벌레에 비유하실 수는 없으셨겠죠..

 

하지만 또 이런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위의 경우처럼 벌레가 그렇게 똑똑하다면 새인 저는 그렇게 일찍 일어나봤자 먹을 벌레가 없기 때문에 결국 벌레가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같이 늦게 일어나는 수밖에 없겠죠.. 그렇지 않나요? 고로 게으름을 피워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얘기죠..

 

음.. 제가 생각해도 횡설수설 글이군요.. 혹시라도 제가 술을 먹고 이 글을 썼다고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스스로 언제나 주장하는 친절한 제가 그건 아니라고 미리 말씀드립니다..

가끔 전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종종 하는 편이죠.. 그걸 즐기기도 하구요.. 어쩔때는 친구들한테 얘기하기도 해요.. 물론 그 다음엔 저를 꽤나 한심하게 바라보는 착한(그래도 절 왕따시키지는 않으니까요..키득) 친구들의 얼굴을 뻔뻔하게 바라봐야 하긴 하지만요..

 

벌써 새벽 한시에요.. 제가 왜 갑자기 이런 글을 쓰냐하면요..

사실 내일까지 내야하는 페이퍼가 장장 두개씩이나 되는데 한심한 저는 아직 시작도 안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만큼은 당당하게 주장하는 제 게으름이 한심하게 느껴지는군요.. 더더군다나 이런 쓰잘데기 없는(?) 글이나 올리고 있으니 말이죠.. 그 시간에 벌써 페이퍼 다 썼겠어요.. 그쵸?

한심한 자연이는 그래서 오늘 이 밤에도 올빼미가 되어야만 한답니다.. 요즘엔 저도 늙어서(?) 그런지 한번 밤잠을 못자면 거의 사나흘이 괴로워요.. 원래도 좋다고 말할 수 없는 피부도 더 나빠지구요.. 근래에 저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마 아실 거에요.. 볼에 자꾸 뭐가 나거든요..(친구들은 제가 잘 안씻어서 그런다지만..^^;)

 

그래서 말인데요..이런 게으름을 퇴치시키는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다른 일에는 부지런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밤잠을 반납하고 해야하는 숙제는 정말 괴롭거든요.. 잠깐 잠깐씩.. 필요할 때만 복용하면 되는 무슨 ’부지런해지는 약(?)’ 같은건 안나오나요? 제약회사 쪽에 근무하시는 분들 좋은 소식 있으면 저한테 즉시 연락 해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알아요? 그걸 개발하면 ’노벨 의학상’ 같은거 받을지도..헤..

 

괴로운 밤이군요..

요즘 제 기분만큼이나 괴로워요.. 아!! 언제쯤이면 행복해 질 수 있을런지..

날씨도 춥고.. 더군다나 끔찍한 비까지 와서 살아가기가 심히 괴로운데..

이런 마음고생(?)까지 하면서 살아가려니 정말 슬프군요..

 

자우림 노래 한 소절이 저를 자꾸 흔들어 놓고 있답니다..

"할 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을~~"

하지만 아직 그 다음 구절인 "신도림 역안에서 000쇼를~~" 까지는 안갔어요..

거기까지 가기 전에 정신을 추스려야죠..^^;

 

정말 어디로든지 훌쩍 여행가고 싶은 밤입니다..

 

                                      슬픈 자연..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