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아름다운 계절.. 성모님의 달 오월..
성모님의 사랑 많이 받고 계시는지요..
저는 그동안 제주교구 공소에서 4년간 선교사를 하다가
지금은 서귀복자성당에서 사무장으로 있는 최용오(알벨도)입니다.
그동안 모두들 잘지내고 계시죠..
오랫만에 인사드리게 된 것은
지금 제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슴아픈 현실에
우리동문 모두의 간절한 기도가 필요해서입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이
정부당국에 의해 점점 현실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우리의 교구장이시고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신 강우일 주교님께서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셨습니다.
그동안 주교님께서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과정에서
위기때마다 평화운동의 심지에 불이 꺼지지않도록 힘이되주셨습니다.
신학원 동문여러분..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이되어
평화의 섬 제주를 지키기위한 호소에 기도로 동참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교구장님의 호소문 전문]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호소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제주가 평화의 섬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제주에 새로운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의 재고를 관계 당국에 정중히 요청하고 건의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요청은 묵살 되고 무시되고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저는 제주의 주교로서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하려고 합니다. 국가의 수반이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제주 땅에 동북아의 긴장을 새롭게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군사 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은 중단 되어야 마땅합니다. 이는 제주도민을 위해서나 국민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해군기지 건설의 재고를 촉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군비 증강은 평화를 결코 보장하지 않습니다.
현대의 역대 교황님들은 한결같이 군비 증강에 의한 평화 유지에 분명히 반대의 뜻을 밝히셨습니다. 이는 교도권이 가르치는 교회의 사회교리에도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한 국가가 무기를 보강하면, 다른 국가들도 더욱 크게 무기를 보유해야만 합니다. 또한 한 국가가 핵무기를 생산하면,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파괴적 핵무기를 생산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교황 요한23세 ‘지상의 평화’ 110) 전쟁으로 인하여 야기되는 참극과 파괴는 아무도 책임질 수 없고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전쟁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작은 사건 하나로 촉발됩니다. 무력의 축적과 비축은 그래서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옵니다.
우리는 “전쟁 목적을 위한 무기 생산의 중지와 그 실제적 축소를 실현해야 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장 해제가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인간들의 마음으로부터 무기를 제거하고, 전쟁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무장 해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 무기의 균형으로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 아니고, 상호 신뢰에 의해서 참된 평화가 확립된다는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는 객관적으로 가능할 뿐 아니라, 사실 올바른 이성의 외침이며, 대단히 바람직한 것이고, 더욱 높은 유익을 인간에게 가져올 것입니다.”(‘지상의 평화’ 113)
현대에 이르러 “무기의 발달로 전쟁의 공포와 잔혹성은 엄청나게 불어났습니다. 이런 무기를 사용하는 전투 행위는 정당방위의 한계를 훨씬 벗어나는 막대한 무차별 파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교황 요한바오로 2세 ‘사회적 관심 80) 그리하여 교회는 모든 전쟁 행위를 단죄합니다. “모든 전쟁 행위는 하느님을 거스르고 인간 자신을 거스르는 범죄입니다. 이는 확고히 또 단호히 단죄 받아야 합니다.”(’사회적 관심‘ 80)
그동안 여러 나라가 군비에 엄청난 재화를 소모하여 왔으나 국제 분쟁은 진정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걸림돌을 없애고 짓누르는 불안에서 세계를 해방시켜 참 평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신 개혁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거듭 선언하여야 합니다. 군비 경쟁은 인류의 극심한 역병이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견딜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것입니다. 군비 경쟁이 계속된다면 그 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가공할 온갖 재앙을 언젠가는 일으키고 말리라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여야 합니다.”(‘사회적 관심’ 81)
둘째, 도민 3만여 명이 학살당한 제주는 평화를 배우는 섬이 되어야 하며 전쟁을 준비하는 기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주 4.3은 해방 이후 사회적 혼란기였다고는 하나, 군대에 의하여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도민의 15%나 되는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인종 청소’가 자행된 사태이며, 이 비극이 60년 동안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고 침묵에 붙여진 이 민족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좌우 이념의 갈등으로 인해 촉발되었다고는 하지만 희생자들 중 많은 이들은 이념과 상관없는 양민, 부녀자, 노인, 어린이였습니다. 살아남은 자들 중에도 많은 이들이 부당한 무고와 고문과 박해를 피하기 위하여 이 섬에 살지 못하고 육지로, 일본으로 이주하여 떠났습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두고두고 가슴을 치며 용서를 빌고 참회와 속죄의 발원을 하여야 할 피맺힌 역사입니다. 이런 제주 땅에 군사기지를 새로 건설하려는 것은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무위로 돌리고 그 무덤을 갈아엎는 행위나 다름없는 무지한 행위입니다. 제주를 총칼과 무력으로부터 정화할 때 비로소 우리는 고인들의 희생에 늦게나마 참된 위로와 사죄의 제사를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강정 앞 바다는 제주에서 가장 청정한 해역이고 제주도민의 생명의 젖줄입니다.
환경보호는 온 인류의 과제입니다. 환경은 인류가 공유하는 공동선의 터전이고 모든 인간은 이를 존중할 의무를 지닙니다.(교황 요한바오로 2세 ‘백주년’ 40)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생태계는 서로 긴밀한 유기적 관계 속에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으나 현대의 무분별한 개발 정책은 도처에서 생태계의 생명 고리를 파괴하고 환경의 위기를 초래하여 벌써 수많은 생명이 지구상에서 멸종되었습니다. 미생물이 죽으면 식물과 동물이 생존할 수 없고, 식물과 동물이 병들고 죽어 가면, 인간도 같은 길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각국은 또한 자국 영토 내에서 그 무엇보다도 과학 기술 발달의 영향에 대한 신중한 감시를 통하여 대기권과 생물권의 파괴를 막아 내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각국 정부는 자국민들이 이러한 오염 물질이나 유독성 폐기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을 보장하여야 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교황 요한바오로 2세 1990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9항)
강정 앞 바다에서 발견된 연산호 군락지는 그곳 해양 생태계가 아직 살아 있음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최근의 현지 탐사 결과 이곳은 군사기지 건설을 하기에 타당하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로 밝혀졌습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해양 생태계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자연 자원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이러한 탐사 결과도 묵살한 채 공사를 강행할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이는 이 나라 전체에 유일하게 보존되고 있는 청정해역을 회복 불가능한 형태로 훼손하는 생태계에 대한 폭력입니다.
넷째,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인하여 강정 지역 공동체가 파괴 되고 주민들 사이에 심각한 대립과 상호 적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제주의 지역사회는 본디 서로 문을 열어놓고 한 집안처럼 오가는 독특한 친교의 문화를 이어오고 있으며 아직도 길흉사를 함께 하고 끈끈한 정을 나누는 인간관계를 형성해 왔습니다. 그러나 행정당국이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해군기지 건설 계획으로 말미암아 마을 공동체에 금이 가고 한 집안 안에서 서로를 외면하고 혐오하는 대결관계가 형성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가상의 적에 맞서기 위하여 같은 마을 공동체에서 한 집안끼리 대립하는 일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제주의 평화를 위하여 한 마음으로 기도하여야 하겠습니다. 제주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평화의 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간구하여야 하겠습니다. 또 우리들 안에 서로 생각이 다르고 견해가 다르더라도 서로 미워하거나 적대하지 않고 존중과 사랑으로 포용하는 아량의 마음을 지녀야 하겠습니다.
평화를 빕니다!
2009. 5. 13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 강우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