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소리 -이향만 교수님

2010. 4. 19. 오후 12:45:50

글자
동양사상 이향만 교수님께서 전체메일로 보내주신  글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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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소리

 

좋은날 아침입니다.

아침에 식사 준비를 돕는데 집사람이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다고 잔소리하자

일하는 것을 다 기다리지 않고 참견한다고 버럭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저의 일상에서 확인하듯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쓴 소리라고 봅니다.

쓴 소리는 사실 그 사람에게 맞는 소리이지요.

입에 쓴 약은 몸에 좋다는 말이 있듯이 쓴 소리는 마음에 좋은 것이지요.

제가 하는 일이 마무리가 제대로 안되었다는 증거이겠지요. 고쳐야지요.

어제는 어떤 신부님과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쓴 소리를 해드렸습니다.

학교에는 소규모의 여러 연구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제대로 돌아가는 연구소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방은 있으나 연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요.

학교의 정원은 나무를 심고 가꾸나 사람은 심지 않기 때문이지요.

학교에서 김수환 추기경 연구소를 설립하여 개관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김 추기경님을 너무나 존경하기에 축하해야할 일인데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던 차에 신부님과 교내 연구소의 형편을 이야기하다가

이일은 제가 보기에는 추기경님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고 소견을 말씀드렸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추기경님의 고귀한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지

외적으로 행사를 통한 공익활동으로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더욱이 정작 사람이 필요한 곳은 방치하고 새로운 연구소를 만들어

교육과 연구에 필요한 비용을 외적인 행사에 지출한다는 것은

과연 추기경님이 원하시는 일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우리 교회의 폐단은 쓴 소리를 듣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교황님의 무류에서 더 나아가 교회의 무류를 인정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뉴스에서 교황님이 교회의 잘못을 사죄해야한다고 하신 것처럼

교회는 수많은 잘못과 오류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그것을 밝히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향한 여정은 요원해집니다.

그것을 밝히는 것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충고이고 사랑입니다.

우리 한국교회도 잘못된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진행 중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교회가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걸어갔는지 냉철히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대강 사업을 비판하기에 앞서 산을 무너뜨리고 교황청만한 성전을 짓겠다는

무모한 천진암 성지개발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스스로 반성해야합니다.

다른 교구의 일이라고 체념한 듯 보아 넘기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현재 문화재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명동성당 개발 계획도

신자들의 의견이 얼마나 제대로 수렴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린이 성추행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유럽의 성직자들과 같은 문제를

우리 성직자들은 갖고 있지 않은지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교회의 잘못에 대해 쓴 소리를 할 창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교회신문은 온통 축하와 칭찬 일색입니다.

교회는 하느님나라를 향해가는 여정 가운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깊은 사려와 비판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쓴 영약이 필요합니다.

예수님도 돌아가시기에 앞서 우리 인간을 위하여 고통의 잔을 드셨습니다.

부족한 우리가 비판의 소리를 마다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사랑을 바탕으로 한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할 시기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진정 쓴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이향만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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