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 비어 있으면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합니다
사노라면
얼마나 많이
상처를 받게 되는지 모릅니다
미운 것이 있고
고운 것이 따라서 있습니다.
도무지 조용해질 줄 모르는 마음을
따라다니면서 야단치기도
예삿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지쳐서
구경꾼 노릇이나 합니다
그래도
주고 받는 상처는
피할 수 없습니다
사랑 없고
미움 없이
세상을 보는 일
누구는
그런 눈이 무슨 소용인가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보아야
환히 보입니다
그렇게 보아야
바르게 보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러기는 해야 합니다
-- 이철수의 <판화산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