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 적 우리 앞집의 앞집에서 달걀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날마다 조무래기들이 그 집 울타리 구멍을 들여다 보는게 일이었지요.
그땐 울타리들이 보통 판자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를 부를때도 울타리 구멍을 들여다 보며 불렀고
그렁저렁 이웃의 삶도 조금씩 들여다 보기도 하고
우리네 삶도 조금씩 보여주면서 살았지요.
요즘 처럼 폐쇄된 삶은 결코 아니었지요.
그 날도 어김없이 아이들이 울타리 구멍에 눈을 대고 들러붙어있더이다.
"얘들아 뭐해?"(사실은 "느그들 머허냐")
"야아, 금방 달걀귀신이 변소간 갔어"
"에~, 고짓말.."
"정말이야, 함 봐."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며칠을 그집 울타리 구멍을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웬일? 조금 있으니까 정말 달걀귀신이 나왔다.
화장실에서 방으로 또르르 굴러갔다.
얼굴이 허옇고 눈, 코, 입이 없다.
"으아~~~, 귀신이다~~~~~~~~~~~"
혼비백산 삼십육계.
아마도 내가 젤루 빨리 달렸을 게다.
그날 난 그여이 달걀귀신을 보고야 만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성장하고 보니 때때로 제가 바로 그 달걀귀신이 되곤 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예뻐지려고 하는 맘은 한결같습니다.
그시절 울 앞집의 앞집에 살던 그 언니도 얼굴에 잔뜩 팩을 바르고
남의 눈에 띌새라 잔뜩 웅크리고 달렸으리라.
에구, 순진한 달걀귀신...
달걀귀신이던 그 언니는 지금쯤 쭈구렁 할미 되어 있겠지요.
요즘은 예뻐지려는 방법도 적극적입니다.
여기 저기 칼질을 하고 깍아 내리고...
이러한 방법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왜?
예뻐지려는 것은 여자의 기본적인 본능이자 욕망이니까요.
실은 저도 함 해 보고 싶었지만 워낙 견적이 많이 나올 것 같아서리..쩝!
기초공사부터 다시 해야 한대나 워쩐대나...
에구~~, 맘은 간절하나 쩐이 없으니 ㅇㅎㅎ(으흐흑임다)
이 나이 들어서도 그런 유혹은 많습디다.
누가 저더러 점도 빼고 피부도 벗기자네요.
힛, 내는 이만하면 되는디...?(속으로만)
혼자하면 75만원인데 셋이 하면 33만원에 해 준대나 뭐래나..
함 해 볼까? 나두 여생이나마 쭈쭈빵빵 살아보게?
그거 하믄 내두 좀 뽀~샤~시해질래나?
집에 와서 남편에게 말했더니 일언지하에 걍 생긴대로 살라네요.
칫, 말하는 내가 속알딱지 없지..
해서리 걍 이대로 살기로 했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모습대로 고이.....(히힛, 넘 뻔뻔한가?)
하느님께서 점순이로 살라면 점순이로 살고
깨순이로 살라면 깨순이로 살겠습니다.
.
.
.
만
그래도 하느님,
부디 점순이 깨순이로는 맹글지 말아주소서.
요즘들어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보면 참 안쓰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