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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붉은악마 독일원정에 참여했던 서포터스의 일원입니다.
붉은악마 명칭문제에 대해 참 말이 많은 것 같네요 축구 서포터의 명칭때문에 열띤 토론을 벌이는 나라는 아마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지 싶습니다. 대한민국 메이져 방송사라는 곳에서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이러한 소모적인 논쟁을 일으켰을까요? 그것도 일본의 북한선제공격론이 나와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이 시점에서 말입니다. 서포터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제가 서포터로서 활동한지는 크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만 붉은악마에 대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그래도 활동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몇가지 명확히 집고 넘어가겠습니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아시아의 호랑이를 자처한다는 한국축구의 응원문화는 그야말로 낙후되어 있었습니다.술취한 사람들이 내뱉는 듣기 거북한 욕설과 빈정거림이 경기장에 난무했을 뿐, 지금과 같은 조직적이고 열광적인 응원은 존재하지도 않았죠.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그 무렵 유럽의 클럽시스템을 철저히 벤치마킹하여 8년이란 치밀한 준비기간 끝에 J리그를 출범시켰고, 응원문화도 그에 걸맞게 유럽이나 남미와 같은 서포터스문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일본의 울트라스가 붉은악마보다 역사가 깊습니다; )
그 무렵 우리도 95년 하이텔 축구 동아리에서 단체관람을 했었던 것이 그 모태가 되어, 동대문과 목동 운동장에서 소수의 사람들이 플랭카드도 제작하고 북도 치면서 응원을 시작했던 것이 큰 진전을 이루어 프로구단에 서포터스가 생기기 시작했고, 그 서포터스들이 인터넷을 통해 교류를 하다가 국가대표팀경기에서 마침내 또 하나의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본래 그레이트 한국 서포터스클럽 (가칭) 이었는데 후에 투표를 통해 '붉은악마'가 되었습니다.)
초창기의 그 분들은 어떠한 특혜나 금전적인 이익을 바라고 그러한 응원을 했던 것이 아닙니다.단지 축구장에서 들리는 술취한 욕설과 빈정거림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우리도 유럽이나 남미와같은 축구선진국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연출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이웃나라 일본에게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그리고 그 이후 붉은악마들은 97년 월드컵예선, 98 프랑스월드컵 원정, 99 방콕 아시안게임 2000 시드니 올림픽, 2001 국가대표평가전 , 2002 한일월드컵 그리고 지금까지. 굵직한 국제대회와 수 많은 친선 A매치에도 어김 없이 등장하게 되었죠.
그리고 중요한 국제대회를 치를 때마다 항상 떠오르던 것이 바로 이 명칭 문제였습니다.아시다시피 명칭문제는 지난 한일월드컵 직전에도 있었습니다.
'붉은악마는 사탄을 상징하여 좋지 않다' 라고 하여 스스로를 '백의천사' 라고 칭하고 경기장에서 하얀옷 입고 찬송가를 부르시던 그 분들. 인원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KTF에서 후원을 받아 KOREA TEAM FIGHTING 을 외치면서 붉은악마 반대편에서 엇박자 응원을 하시던 그 분들. 지금 그 분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건가요?? 그 분들의 축구사랑은 월드컵이 끝나면 없어지는 것인가요??
2002년 이후, 프로팀이 무슨 조기 축구회도 아니고 텅 비었던 K-리그 경기장은 더 이상 언급하지도 않겠습니다. 하지만 텅 빈 경기장 속에서도 '그래도 우리팀이 최고다!' 라며 탐 치고 서포팅곡 부르고 있는 그 분들이 바로 여러분들이 손가락질 하는 그 붉은악마 분들입니다. (붉은악마에 대부분 분들이 프로팀의 서포터이시거나 혹은 '이셨던' 분들입니다)
사실 A매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관중은 꽉 찼을지 모르겠지만 2002년 이후에는 결국 붉은 옷 입고 와서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일어서서 응원하는 사람들은 N석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붉은악마들이었습니다.
독일월드컵 다가오면서 붉은악마 관련 CF가 홍수를 이루고 음반도 발매되고 열기가 달아오르니까 또 잠시 그렇게 된 것 뿐이죠. 결국 월드컵 거품이라는 겁니다. '악마'라는 이름이 맘에 안든다고 '붉은 닭'(?)이니 '레드 타이거'(?)니 하는 팀들 전부 어디간겁니까?? 이제 월드컵 끝났으니 해체하시는건가요? 항상 그런식이죠.
제가 독일에 갔을 때 잉글랜드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RED DEVIL이 적힌 뱃지를 선물해 주니 엄청 좋아하더군요. 그리곤 "2002년의 응원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영국에서도 그렇게 열광적인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라고 RED DEVIL 을 추켜세워주더군요.
기독교 국가인 미국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했고 독일사람들에게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유니폼을 입고 길거리에 지나다니면 외국 사람들이 '대~한민국!' 'RED DEVIL!!' 하면서 엄지손가락 올려줬습니다.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붉은악마가 어느덧 세계인들 사이에서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다는 것을 느꼈죠. 우리 서포터는 정말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래서 대외적으로 '악마'라는 이름이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것은 정말 어불성설 입니다.
외국 사람들에게 '멋지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라는 말은 수 없이 들었지만 '왜 DEVIL이냐' 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 한번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국사람만 빼구요.
제가 경기장에 갈 때 튜브로 된 삼지창 들고 머리에 악마뿔 하고 갔었는데, 지나가던 외국인이 "와 진짜 악마 같다. That's funny" 라고 웃으면서 같이 사진 찍자고 하더군요. 도대체 이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탄과 무슨 관련이 있는건가요?? 정말 기가차고 재수가 없어 질려고 합니다.
세계적인 클럽이자, 박지성 선수의 소속팀 맨U의 서포터스도 RED DEVIL 로 불리는데 그 사람들에게가서 '악마는 나쁜 이미지이니 정정해 달라' 고 요구해 보시죠. 아마 미친놈 소리들을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맨U가 서포터의 이름이 문제가 되어서 대외적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은적이 없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천주교 신자 입니다. 제가 수녀님에게 붉은악마라고 얘기하면 '축구 많이 좋아하나 보구나' 하고 좋아하십니다. 저는 어떤 종교를 가졌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라면 믿음 자체를 갖는 것은 살아갈 때 분명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표 선수나 박주영 선수를보면 기독교 신자이지만 믿음을 갖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자체가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붉은악마가 '악마' 라고 명칭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독교 분들 보면 그 좋던 이미지도 정말 확 깨질려고 합니다.
어째서 축구를 축구 자체로 보지 못하고 서포터스를 서포터스 자체로 보지 못하는건가요??
붉은악마는 사실 단체라는 개념이 많이 소멸되어 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통제 할 수 없을만큼의 인원이 붉은악마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붉은악마라는 건 경기장에서 붉은 옷 입고 응원하면 그 자체가 서포터스이고 붉은악마가 되는 것이지 특별한 자격조건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붉은악마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식' 서포터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시는데 붉은악마 홈페이지 가서 확인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대로 '공식' 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인원이 방대하고 많은 관심을 받다보니까 그렇게 비춰지는 것 뿐입니다. 만약에 붉은악마보다 축구에 대한 더 진한 애정과 열정을 가진 집단이 존재한다면 붉은악마라는 이름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이 곳에서 키보드를 두드려가며 명칭 바꿔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축구장에서 다른 이름으로 붉은악마보다 더 진한 열정을 쏟아 부으시면 될 것입니다. 월드컵에 가기 위해 휴학을 하고 몇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시거나 혹은 월드컵에 가기 위해 몇년간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시면 될 것입니다.(실제로 이번 원정단에 그런 분들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팬들의 근성을 보았을 때 그러할 확률은 희박해 보이는군요. 월드컵 끝나자 마자 사라지는 '집단'들. 월드컵때만 되면 명칭변경 운운해 하다가 열기 떨어지면 또 다시 잠잠해지는 사람들. 그것이 이 나라 축구문화의 한계인가요?
저는 붉은악마가 최종목표로 추구하는 '발전적 해체'가 진심으로 되길 기원합니다.모든 사람들이 경기때가 되면 붉은 옷을 입고 응원하러 가는 것이 관례가 된다면, 모든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구호와 응원가를 알고 있다면, 누군가 꼭 앞에서 리드해야 하는 사람들이 필요할까요??
이미 일본의 울트라니폰이나 유럽의 축구선진국가에서는 그러한 것들이 상당부분 정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축구열기나 참여도를 생각했을 때 월드컵기간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부탁입니다. 서포터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축구를 축구 자체로 보지 못한다면, 명칭변경 운운해 하지말고 그냥 자조하며 살아갑시다.
어떠한 비판이 날아오더라도 붉은악마는 붉은악마로서 존재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가는곳이라면 지구 끝까지라도 함께 가는 것이 붉은악마들입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팀과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붉은악마는 '악마'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입니다.(펌글)
비오는날의 축구.
물폭탄.
침수.
수재민.
사망,실종.
20 그때에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1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22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마태오복음11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