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야 향기다

2004. 8. 27. 오전 11: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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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제주도에서 피어난 천리향과 만리향 두꽃이

 

서로 향기가 멀리 간다고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난 바다를 건너 완도까지 가지. 돌아올 때는 추자도를 돌아서 와"

 

"하하, 그래? 난 완도를 지나 광주까지 가, 어떤 땐 서울까지 갈 때도 있어.

 

 내 이름이 왜 만리향이겠어?"

 

바람이 지나가다가 그들의 말다툼 소리를 듣게 되었다.

 

"향기가 멀리 간다고 해서 다 아름다운 꽃은 아니야"

 

바람은 그들에게 점잖게 한마디하고는바다를 건너갔다.

 

바람은 바다를 건너 멀리 백두산까지 가서 며칠 푹 쉬었다가

 

다시 제주도 한라산으로 돌아왔다.

 

천리향과 만리향은 그때까지도 서로 자기의 향기가 멀리 간다고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바람은 딱하다는 듯이 그들에게 다시 말했다.

 

"향기란 오래 머무르지 않고 살짝 스쳐 사라져야만 진정한 향기야.

 

무조건 멀리 간다고 해서 전정한 향기가 아니야.

 

향기란 살짝 스쳐 사라짐으로써 영원히 존재하는 거야.

 

향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면 그것은 냄새에 불과해" 

 

정 호승 시인의 <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중에서

 

가끔 외딴 길을 걷다가 길가에 피어있는 꽃의 향기에 발길을 멈출 때가 있습니다.

바쁜 나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빠지게 하는 꽃의 향기.......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때나, 그냥 스쳐 지나가는 때나

수수한 향기로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정 호승

 

 

 

 

 

댓글 2

  • 2004년 8월 28일 오후 11:51

    재미있고 좋은 글이네요. 나중에 한번 어린이 강론때 써 먹어도 될른지...^^

  • 2004년 8월 29일 오후 8:16

    물론입니다.영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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