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맞는 연구년에 “어디로 갈까?” 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매디슨을 선택하였습니다.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 “왜 그 추운데를 또 가요?”
그러나 소문난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내게 매디슨은 언제나 따뜻한 마음의 고향입니다. 20여년전 돈도 없이 아이 둘을 데리고 공부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매디슨한인성당 사람들과 즐겁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그 때의 성당식구들은 내가 가장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입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매디슨 성당식구들은 20여년 전과 똑같이 환대해 주었고, 따스한 마음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더욱 풍성해진 성당프로그램들은 내 몸과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 CLC: 뜻밖의 선물. 내게 가장 부족한 기도를 생활화시켜주고, 하느님을 우선순위에 두는 생각의 전환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게 해 주었답니다.
* 성가대: 처음에 깜짝 놀랐답니다. 그 적은 인원으로 아름다운 특송을 부르는데! 여름방학때 워낙 사람이 없기에 애처러운(?) 마음에 객원성가대원으로 들어갔다가, 공연도 하고 CD도 만들게 되는 대박을 쳤답니다. 무엇보다 20여곡의 주옥같은 성가를 제대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성가대 CD 아주 좋습니다. 꼭 사서 들어보세요! 성가대 게시판에 가면 악보도 있으니까 따라 배우시면 더 좋겠죠?)
* 성모회 복음나누기: 복음을 미리 읽어보니까 어려운(?) 신부님의 강론이 귀에 더 잘 들어오더군요.
* 영화모임: 다양한 경향의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영화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많이 깊어졌답니다.
* 고전모임: 다양한 학문에 대한 맛보기가 좋았습니다.
* 살사모임: 서로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하며 1주일의 스트레스를 풀었고(웃음치료 효과), 영화에서 보는 멋진 춤을 흉내라도 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다양한 모임을 통해 여러 형제자매들을 만나서 친교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 연구년의 목표인 ‘몸과 마음의 에너지 재충전하기’를 초과달성할 수 있었답니다.
이제 매디슨을 떠나면서 감히 교우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두가지입니다.
첫째,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꼭 하나는 참석해 보세요. 본인도 성숙하고, 성당도 활성화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답니다. 특히 성당에 와도 항상 2%가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강추입니다.
둘째, 베이비시팅 제도를 꼭 부활시켰으면 좋겠습니다. 20년 전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많이 아쉽더군요. 함께 뛰놀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유익하고, 부모들과 다른 사람들도 조용히 미사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매디슨성당이 초창기부터 가지고 있었던 따뜻한 나눔을 계속 간직하는 것이겠지요. 그동안 많은 것을 나누어 주신 모든 교우분들께 감사드리며, 이 은총의 땅 매디슨에서 주님의 보살핌속에 마음에 품은 소망들을 이루시게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2007년 1월 13일 오 영 희 (소화데레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