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길에 함께 하는 사람들(0329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15. 3. 28. 오후 9: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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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15. 03. 29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나의 마지막 길에 함께 하는 사람들>


올리브 산에서 바라보는 예루살렘의 전경은

참으로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이었던가!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쉼 없이 걸어왔던 힘겨운 길이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하여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걸어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맞아주고 있다


잎이 많은 나뭇가지와 겉옷을 길에 펴놓고

환성을 지르며 나를 반기는 사람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나의 길을 모른다

자신의 기대와 감정에 이끌려 기뻐할 뿐


나의 길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최후의 만찬을 거행한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제자들

얼마나 사랑했던가

나의 모든 것을 내 주었다

아무런 대가없이


그러나

이들은 나를 버리고 자신의 길을 간다


나를 팔아넘긴 가련한 제자 유다


나와 함께 한시도 깨어 있지 못하고

피곤에 지쳐 쓰러진 제자들


힘없이 붙잡힌 나를 두고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울부짖던 베드로


더 많은 이들이

나의 마지막 길에 함께 한다


사랑과 존경의 입맞춤을

배신과 저주의 상징으로 만든 유다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려고 달려드는 병사들


두 눈을 부릅뜨고

잡아먹을 듯이 외쳐대는

스스로 의로움에 사로잡힌

대사제들과 원로들


자신을 군중에 묻어버리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으며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쳐대는 사람들


정의와 불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진리와 거짓 사이에서 흔들거리며

지도자의 권위를 스스로 내팽개치고

제 책임 떠넘기는 추한 빌라도


가진 자들에게 삶을 저당 잡혀

채찍질하고 못 질하는

힘없고 불쌍한 하수인들


짓이겨진 나를 지켜보며

아무 것 할 수 없는 자괴감에

피눈물 흐느끼는 여인들


영문도 모르고

내 온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감당할 수 없는 십자가를 함께 짊어진

고마운 키레네 사람 시몬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죄인들


십자가 위 아무 힘없이 매달린 내 주검에서

거룩한 구원의 새 역사를 보았던

참된 믿음을 지닌 이방인 백인대장


내 주검을 곱게 감싸고 따뜻하게 묻어준

의회 의원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


처참한 내 주검마저 마음에 새기고자

먼발치에서나마 시선을 거두지 못한

착하고 고운 여인들


나는 혼자이다

그러나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내 삶의 순간순간에 그러했듯

내 삶의 마지막 죽음의 길에도

무수히 많은 이들이 나와 함께 있다


나를 따르기 위해서

나를 배척하기 위해서


나를 살리기 위해서

나를 죽이기 위해서


이제 너를 내 길에 초대한다

과연 너는 왜 이 길에 함께 하려느냐

과연 너는 어떻게 이 길에 함께 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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