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Re:막걸리와 피정

2008. 12. 17. 오전 1:02:49

글자

장기 투숙하는 호텔 벽에 이발소 그림들을 떼어 내고서,

성모님 달력과 회사 달력을 부쳐놓았습니다.

 

숙소에 바라볼 것이 별로 없어, 그 달력의 시를 읽고 또 읽게 됩니다.

 

 

윗 형제님의 글 중 막걸리

그만 그 달력이 떠오릅니다.

 

아니 다른 분이 같은 시인의 글을 (이미) 올리셨네요!

다행히, 내용이 달라요.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왜 "막걸리"에 같은 시인을 답글로 올리는 것이)

 

 

 

         행복  

                    천상병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느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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