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막걸리와 피정

2008. 12. 16. 오전 8:36:02

글자

막걸리

 

詩 : 천상병(千祥炳)
낭독 : 양동근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한 되) 사면

한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달에 한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다만 이것뿐인데

어찌 내 한가지 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 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느님의 은총인 것이다.

 

막걸리 - 詩 : 천상병, 낭독 : 양동근

 

댓글 1

  • 2008년 12월 17일 오전 12:22

    어, 세상에, 죄송합니다. 고의가 아닙니다. 저도 천상병님의 시를 답글로 올리다가 이 답글을 만났습니다. 다행히 제목과 내용이 다르네요! 막걸리 좋은 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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