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열심한 신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을 위해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가 예수님과 제자들이 만찬식 때 썼던 금잔을 찾아내어 교회에 봉헌하기로 하고 방
랑의 길을 떠났습니다. 그가 막 성문을 나서는데 한 문둥이가 달려와 구걸을 하였
습니다. 그는 기분이 상하여 “나는 하느님의 명으로 주님의 금잔을 찾으려고 길을
떠나는 사람이다. 너처럼 더러운 것이 어찌 나를 괴롭히느냐.”하며, 상대하기도
싫다는 듯이 급히 지나쳤습니다. 그 후 그는 생사를 걸고 금잔을 찾아 헤맸으나 헛
수고였습니다. 재산을 다 허비하고 백발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가 막 성에 들어
서는데 또 문둥이가 달려와서 구걸하였습니다. 오랜 고행의 길이 그를 부드럽게 만
들어 자비 정신이 그의 가슴속에 일어났습니다. 그는 그의 전 재산인 빵 한 조각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이 빵밖에 없네. 나자렛 예수님의 이
름으로 이걸 받게.” 그리고 표주박으로 물을 떠다 그에게 주면서 말했습니다.
“은혜로우신 주님의 이름으로 이걸 마시게.” 이때 갑작스레 문둥이가 주님으로
바뀌면서 “보라, 나다. 그 빵은 찢기운 내 몸이며 그 물은 십자가에서 흘린 내 피
다. 가난한 이와 함께 하는 식사야말로 참 성찬이다. 네가 찾던 잔은 네 손에 든
표주박이다.”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