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로 신부] 수도자의 지갑
[토토로 신부] 수도자의 지갑
제 지갑 안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신부들의 지갑 안에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그런 분들을 위해 특별히 제 지갑을 공개합니다.
지금 제 지갑 속에는 체크카드 두 장이 들어있습니다.
하나는 수도원 법인 체크카드이고 하나는 용돈용 체크카드입니다.
수도원의 형제들을 위해 쓰는 의식주 관련되어서는 수도원 법인 체크카드로 결제를 합니다.
재정수입은 형제들의 급여, 사목 수입 등으로 충당됩니다.
저희는 교구 신부님들과는 달리 개인으로 들어오는 월급은 전부 수도원 공동체의 재정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수도원에서 한 달에 25만원 정도의 용돈을 받습니다.
그 돈으로 교통비 및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아이들 먹을 것을 사주기도 합니다.
용돈은 수도원 재정담당인 경리가 개인 생활비 체크카드 통장으로 입금을 시킵니다.
그리고 매월 말에 원장 신부님과 경리에게 영수증을 첨부하여
월말 용돈 사용 내역을 제출하고 공동체에 재정보고를 합니다.
한달 쓰고 남는 생활비는 다시 환수되고 다시 25만원을 채워주지요.
옷이나 신발같이 큰 금액이 드는 물품을 사야 할 때에는
원장님께 허락을 받고 경리로부터 돈을 받아가고 영수증 첨부 후 남는 돈은 돌려줍니다.
참고로 제가 저희 수도원 재정을 총괄하는 경리입니다.
옆 주머니엔 신분증 그리고 군 제대하면서 받은 '전역증'이 들어있네요.
그 옆부분에는 철도회원카드와 현금영수증 카드 및 각종 포인트 카드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포인트 카드는 전부 돈입니다.
점수를 꼼꼼하게 잘 모으면 할인혜택도 있고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도 있지요.
또다른 주머니에는 제 명함이 몇 장 들어있고 여기저기서 받은 명함들이 들어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다니는 지갑은 8년 정도 됩니다.
돌아가신 제 아버지께서 사주신 최초의 지갑을 12년 정도 들고 다니다가
겉부분의 가죽은 다 벗겨니고 너덜거려서 어쩔 수 없이 바꾼 지갑이 지금의 제 지갑입니다.
이마트에서 2만원 주고 구입을 했습니다.
예전에 제 지갑을 본 어떤 분이 제게 지갑을 선물해 주었지만
구지 새 것으로 바꿀 필요가 없어서
저보다 더 낡은 지갑을 들고 다니는 형제에게 선물로 준 기억이 납니다.
대략 10여년을 들고 다닌 지갑이라 정도 많이 들었고 손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제 지갑을 볼 때마다 성소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형제들과
늘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와 돈이 들어있어서 뿌듯합니다.
나만의 욕심이 아닌 모두를 위한 선익을 위해 쓸 수 있는 그리고 나만 행복해 지기 위한 것이 아닌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카드와 돈을 들고 있어서 든든합니다.
그런 지갑을 들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우리들의 마음 속에도 지갑이 있습니다.
그 안에 사랑과 관심, 그리고 기쁨과 희망이라는 돈을 지니고 다닙니다.
그래서 만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마음의 지갑 속에서 사랑과 희망 등을 지출하곤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으면 마음의 지갑 속에 보관을 하지요.
쓰면 쓸수록 행복하고 또 그만큼 다시 채워지는 사랑의 지갑을 얼마나 자주 활용을 하시는지요.
지갑 안에 쓰레기를 넣고 다니는 사람은 없듯이
우리 마음의 지갑 안에도 그런 안 좋은 것들이 들어오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쓸데없는 것을 주지 않도록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 마음의 지갑을 언제나 들여다봐야 합니다.
한편으로 사랑이 필요한 사람에게 짜증을 준 적은 없는지,
관심이 필요한 이들에게 분노를 준 적은 없는지 늘 반성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마음 지갑 속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사랑과 기쁨 그리고 희망을 충분히 가지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것을 적절히 지출을 하시는지요?
아니면 너무 아끼고만 계신지요?
돈도 써야지 순환이 되고 또 쓴만큼 돌아오듯이
여러분의 마음을 얼마나 베푸느냐에 따라서 그만큼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마음의 지갑은 과소비할 수록 좋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지니까요!
저도 여러분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나누어 드립니다.
구경 잘 하셨습니까?
이젠 여러분들의 지갑을 들여다 보세요.
그리고 마음의 지갑도 함께 찾아보시구요.
글, 이정은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