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 잊어라!’
김
작 년 이맘때쯤 ‘Well-dying’을 주제로 한 특집프로그램
취재 차, 독일에 갔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성 마틴 호스피스>병원에서,
참으로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수많은
환우들의 죽음을 경험하는 곳이기에, 마지막 순간에 그들
이 남긴 모습이 궁금해 물었습니다.
“죽음을 가장 평화롭게 받아들인 분들은 어떤 삶을 사신
분들인가요?”
저는 내심‘남을 위해 평생 봉사한 사람’쯤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누는 기쁨은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없는
은총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원장님은,
“불행하게도 남을 위해 봉사한 사람들이 가장 고통스런
죽음과 맞닥뜨리는데, 그건 아마도 준 만큼 받으려는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신문에서‘성공적 삶을 위한 몇 가지 전략’쯤으
로 기억되는 기사를 읽었는데, 제 가슴을 쿵! 하고 때린 대
목이 있었습니다.
‘ Give and give and…’
다음에 이어지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저는 또 당연히
‘Give’라고 생각했지요.
‘끊임없이 주고 또 주어라…!’
헌데 이어진 단어는‘Forget’이었습니다.‘ 주고 또 주고
그리고…잊어라! ’
이보다 지혜로운 조언이 있을까요? 또, 이보다 실천하기
힘든 말이 있을까요?
어느새‘주면 받아야’하는 보상심리를 삶의 방패로 여기며
살아온 저에게는 가장 두려운 조언이기도 합니다.
시련이 찾아올 때마다,‘ 그래. 내가 더 주자. 그럼 좋은 일
이 있을 거야. 하느님은 언제나 더 좋은 걸 마련해 주시는
분이잖아.’은근슬쩍 모든 걸 하느님께 밀어붙이려는 제가
어떻게 준 것을 잊으며, 다시 주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죽은 나무도 살려낼 만큼 나무 박사로 통하는 아저씨 이
야기를 읽었습니다.
무성하던 잎들이 까맣게 타들어간 나무를 정성껏 보살핀
끝에, 겨우 여린 잎을 내놓은 나무를 보며 아저씨가 말
합니다.
“기다려주면 이렇게 살어. 이제 가을에 잎 잘 떨구면 아
주 살아난 거야.”
가진 걸 다 떨궈 낸 후에 갖게 되는 생명…
가진 걸 나누고 잊어야 참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진리를,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일러주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