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할 제2주간 월요일 요한 3,1~8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니코데모를 대하게 됩니다.
어느 날 밤에 예수님을 찾아가는 니코데모는 바리사이로서, 이스라엘의 이름난
선생님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런 만큼 나름대로 지켜야 할 체통과 특권과 본분
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밤'에, 가능한 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밤에, 예수님을 찾아
갑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스승님, 저희는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밤에 예수님을 찾아가는 것도 그렇지만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
을 알고 있습니다"는 말투가 뭔가 석연치 않습니다.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님
으로 알고는 있으나, 신비에 감싸인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신비가 위축되는 어투입니다. 신비를 학설로 변질시킨 모습입니다. 보통 안다는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약점입니다.
성경은 이어집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
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알고 있다는 사실에서 한 단계 뛰어넘지 않으면, 알고 있는 것을 넘어서 그 무
엇을 보지 못하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나의 지식은,
반드시 믿음을 더해 주는 것으로 승화되어야만 합니다.
나의 앎이 나의 믿음으로 진행되고 승화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작업은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에서만 가능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앎과 지식을 곱씹으며 침묵 중에 주님과 함께 있는 기도 시간과
이에 대한 실천은 내가 위로부터 태어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입니다.
성경은 이어집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
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내가 위로부터 태어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서 성령은 활동하십니다.
그 성령께서는 나를 영적인 사람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오늘도 내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영으로 태어나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홍 미카엘 신부님 복음묵상집에서...
